181화. 금팔찌
아직 오경(*五更: 새벽 3~5시 사이)도 되지 않았는데 육씨 가문 저택은 이미 사방에 등불이 켜져 하인들이 왔다갔다 하고 있었고 밝고 활기찬 느낌이 들었다. 두 사람이 중당으로 가니 앞에 이미 상이 차려져 있었고 그 위에는 경대와 거울 등이 놓여 있었다. 육씨 가문 사람들은 한쪽에 둘러앉아 즐겁게 담소를 나누다가 두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이야기를 멈추고 미소 지으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임근용은 중당을 향해 예법에 맞춰 정중하게 절을 하고 육 노태야부터 시작해 육씨 가문 사람들에게 한 명씩 감사 인사를 올리며 버선, 수놓은 손수건, 돈주머니 등을 선물했다. 이에 육씨 가문 사람들은 비단이나 포목 등으로 답례했다. 육 노태야 부부는 금박을 입힌 붉은 비단을 주었고 임옥진은 은박을 입힌 얇은 노란 비단을 주었다. 송씨는 보통의 채색 비단을 주었고 여씨의 차례가 되자 그녀도 송씨와 비슷한 보통의 채색 비단 한 절을 꺼냈다. 여씨는 비단을 건네줄 때 일부러 손에 힘을 주고 놓지 않으며 손이 가려진 틈을 타 무언가를 안에다 쑤셔 넣었다.
임근용은 이 채색 비단 아랫단에 쑤셔 넣은 물건이 금팔찌였다는 걸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 * *
전생의 임근용은 이 비단 안에 금팔찌가 들어있는지 모르고 방으로 가져간 후에야 발견했다. 여씨의 이런 행동은 월권으로 임옥진을 넘어서는 행동이었기 때문에 받지 않는 것이 옳았다. 하지만 여씨가 육함의 생모라 다시 돌려주는 것도 곤란해 받지 않기도 힘들었다. 그 당시 임근용이 고민하며 육함에게 물어보려 하자 계 마마가 만류하며 말했다.
“아가씨께서 이소야께 물으면 그분 입장에서 받으라 말라 하실 수 있겠어요? 뭐라 말하기 곤란하실 거예요. 되돌려 주기 어렵다면 굳이 묻지 말고 일단 받아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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