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9화. 도지요요 (9)
다시 깨어난 군남염은 빛이 너무 밝아 다시 눈을 감았다. 그는 온기를 느낀 듯 편안한 신음을 내쉬었다.
그때, 옆에서 한 노인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숨도 질기지, 그 꼴을 당하고도 아직 안 죽었네!”
“제 아들놈을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건 우리 아버지 목소리인데.’
“깼으면 눈 떠라.”
낯선 목소리에 군남염은 조금씩 눈을 떴다. 방금 누군가 창문을 닫은 듯, 이번에는 아까처럼 그렇게 눈이 부시지는 않았다. 그의 앞에는 스무 살 정도밖에 안 되어 보이는 흰옷을 입을 사내가 있었는데, 분위기만큼은 결코 스무살 청년이 아니었다.
그의 옆에는 백발의 노인이 마치 해괴망측한 물건을 본 듯한 표정으로 군남염을 보고 있었다.
“아버지…….”
군남염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군경천은 금세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들아, 드디어 깨어났구나. 그래 그럼 됐다…… 깨어났으면 됐어.”
“제가…… 얼마나 잤어요?”
흰옷을 입은 사내가 웃으며 대답했다.
“4개월이나 되었다. 나였으면 진작에 네 아버지에게 장례 준비를 시켰을 텐데.”
그러자, 옆에 있던 노인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건 네 의술이 부족해서 그렇다! 내 체면 떨어지니, 어디 가서 명의라고 하지도 말아라!”
군남염이 목소리를 가다듬은 뒤 말했다.
“목숨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노인이 대답했다.
“됐다, 나도 너를 보고 나선 것은 아니니.”
“아버지, 아가씨는…… 괜찮으세요?”
군경천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네가 이렇게 살아난 게 다 아가씨 덕이다. 한 달 전…… 의원께 네 목숨에는 차질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집으로 돌아갔다.”
“왜? 그 소녀가 네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았느냐?”
뒤에서 궁어신의 느긋한 목소리가 들리자, 흰옷을 입은 사내의 표정이 곧장 어두워졌다.
“당신이 여기가 어디라고 나타나?”
궁어신이 눈썹을 올리며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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