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화. 온 집안이 미쳤어
“아직도 포기 안 할 생각이야?”
전만금은 고개를 돌려 나지막이 물었다.
“이번엔 무슨 소식을 가져왔어?”
‘복덩이는 역시 그놈이랑 관련된 일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구나.’
“벌써 3년이 지났어. 관아에서도 이미 포기했는데 너 언제까지 이럴 거야? 그놈이랑 너랑 무슨 관곈데? 어떤 것도 아까워하지 않고 뭘 그렇게 일편단심으로 그놈을 찾는 거냐고!”
마음에 분노가 치민 전만금이 날카로운 말투로 말했다.
“유옥생, 너 도대체 뭘 원하는 거야? 그놈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 듣고 싶어서? 아니면 부처처럼 자비롭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3년이면 천 여일이야! 그 자식, 어떤 구석에 처박혀서 진즉에 죽었을지도 몰라!”
그녀는 대답도 반박도 하지 않고 차분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젠장!”
그는 욕을 멈추고 초조한 마음을 억눌렀다.
“단서가 될만한 걸 찾았어. 어떤 사람이 진에서 그놈이랑 비슷하게 생긴 사람을 봤었대. 10살 전후에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있었고. 구체적인 건 만나서 말해 봐. 사례금은 천 냥이래.”
“나, 그 사람 만나게 해 줘.”
‘이런, 사례금이 천 냥이라는 데도 눈 하나 깜짝 않고 부르는 대로 주겠다는 건가! 진짜 미쳤네!’
“어쩐지 몇 년 사이 집이 망해 간다 싶더니만, 네가 번 돈 여기다 다 갖다 퍼부었냐!”
유옥생은 일어나 입을 오므렸다.
“저기, 고마워.”
“……내가 그 말 듣고 싶대? 정말 고맙다고 하려면 사람 찾는 다음에 다시 말해. 흥!”
전만금은 그녀를 따라 몸을 일으켜 걸어갔다.
유옥생은 그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그 사람을 만날 준비를 했다. 이미 습관이 되었는지 그녀는 일찍이 갈 준비를 마쳤다.
그녀는 자신의 앞에서 소년 전만금이 씩씩거리며 걷는 모습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당초 그녀가 도움을 구했을 때 그는 양조장 이윤을 7대3으로 배분하겠다 했지만, 그녀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고 새로운 계약서에 이윤을 5대5로 배분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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