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화. 내가 집에 데리고 갈게
유옥생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사내는 그녀가 실망한 것을 알고 마음이 급해졌다.
“아가씨, 다시 한번 자세히 보세요. 어떻게 생겼는지 안 보셨잖아요! 아가씨가 말한 조건의 사람을 찾았어요. 11세에 외모가 준수하고 과묵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요……. 딱 맞잖아요! 제, 제가 반년 동안 찾아 헤맸다고요!”
유옥생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 사람이 아니에요. 하지만 사례는 해드리죠. 이따가 은자 다섯 냥을 드릴게요. 반년 동안 노력한 대가로 삼으세요.”
“아, 아가씨,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내가 웃었다. 천 냥의 사례금은 얻지 못했지만 다섯 냥도 아쉬운 대로 괜찮았던 것이다. 반년 동안 힘들게 머슴살이를 해도 이 돈을 얻을 순 없었다.
또다시 희망이 좌절되었지만, 유옥생은 크게 괴로워하지 않았다.
이런 감정에 무뎌진 것 같았다.
그녀는 씁쓸하게 웃으며 발길을 돌렸다.
* * *
전만금은 문 입구 쪽에서 나오고 나서야 코를 틀어막던 손을 내려놓고 온몸을 털어내면서 더러운 냄새를 날려버리려 했다. 그나마 거기에 오래 있지 않아 다행이었지 더 있었다가는 곧 토를 했을 것이다.
그는 입으로는 몇 마디 불평을 쏟아내고 싶었지만 돌아서 유옥생의 얼굴을 보고는 곧 마음을 바꿨다.
“저기, 너무 괴로워하지 마. 내 밑에 도울 사람들이 있으니까 내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자식 찾아낼게. 그러니 울상 짓지 마. 게다가 이렇게 오랫동안 찾지 못한 걸 보면 그놈이 정말 자기 집으로 돌아갔을지 어떻게 알아.”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유옥생은 입술을 당기며 억지로 웃음을 지어보려 했지만 실패했다.
“됐어. 웃기 싫으면 웃지 마. 우는 것보다 더 보기 힘들다.”
이 말을 들은 유옥생은 더 억지웃음을 짓지 않고 얼굴을 들어 희뿌연 하늘을 바라보았고, 눈가를 가득 채운 눈물이 떨어지지 않게 하려 애썼다.
따스한 햇살 하나 없는 늦봄의 날씨는 겨울처럼 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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