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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5화. 의형제

965화. 의형제

“폐하, 사 후야, 연 소후야.”

소천자가 기뻐하며 세 사람을 향해 예를 갖추었다.

“초지는 좀 어떤가?”

소천자가 말했다.

“폐하께 아룁니다. 초지 공자님께선 아직 침상에 누워 계십니다. 워낙 허약해지신 탓에 당분간은 요양에 힘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태의님을 모셔드리려 하는 것도 됐다고 거절하시기에 폐하께서 분부하신 약을 드렸사오나, 아직 마땅히 큰 효과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짐이 직접 확인해보겠다.”

소천자가 길을 안내했다.

초지의 숙소에 다다라, 소천자가 휘장을 걷어주었다.

이윽고 진옥을 선두로 사묵함, 연석이 뒤를 따라 들어섰다.

초지는 혈색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창백한 얼굴을 한 채 힘없이 침상에 누워 있었다.

진옥은 어제 이미 초지의 이런 모습을 봤던 터라 입술만 깨물 뿐이었다.

하지만 사묵함은 초지의 모습을 보고 걸음을 멈칫하며 안색이 바뀌었고, 아무런 말도 잇지 못했다.

사실 사묵함도 화살을 맞던 그 순간, 이대로 구천에 가 부모님을 뵙게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조부와 누이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 남진과 이 세상에 대한 정을 두고 어찌 쉽게 이별을 고하겠는가. 하지만 정말 초지가 아니었다면, 사묵함은 이미 저승길에 오르고도 남았을 것이었다.

이내 진옥이 다가가 물었다.

“초지, 좀 어떠냐?”

“괜찮습니다.”

그때, 사묵함이 갑자기 무릎을 꿇고 감사 인사를 올렸다.

초지는 얼떨떨해 잠시 넋을 잃었고, 진옥은 사묵함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사 후작, 그럼 후작도 짐을 위해 대신 화살을 맞았으니 짐도 후작에게 감사 인사를 올려야 하는 건가?”

사묵함이 얼른 고개를 저었다.

“폐하께서 어찌 신과 같을 수 있겠습니까?”

“짐도 사람인데 어찌 다르다는 건가? 짐은 이미 초지와는 의형제를 맺었네. 이참에 후작도 함께하지. 앞으로 짐의 강산 천하에는 두 사람의 영원한 부귀와 영화가 있을 것이다.”

어리둥절해 하는 사묵함을 두고, 진옥이 다시 초지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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