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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7장. 체통도 없이 이게 무슨 짓이냐!

677장. 체통도 없이 이게 무슨 짓이냐!

이내 화용이 천천히 손을 놓았다. 그의 눈빛은 아까보다 조금 맑아졌다.

“너였구나. 내일 아침에는 부를 떠나야 한다. 알겠느냐?”

말을 마친 화용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래 주량이 세지 않았던 그는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에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진묘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렇게 엉망으로 취했는데도 그는 자신을 쫓아내는 걸 잊지 않고 있었다.

이건 분명 그녀에겐 좋은 일이었다. 정말로 취한 거라면 일을 진행하기가 훨씬 수월했다.

“대공자, 왜 소인을 내쫓으려 하시는 거예요?”

진묘가 얼굴을 찌푸리며 오른손을 뻗어 그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무슨 걱정거리가 있으신 거라면 모두 소인에게 말씀하세요. 소인은 반드시 입을 꾹 다물 거예요.”

술기운이 오르자 화용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런 거 없다. 내 시중은 들 필요 없으니 나가거라.”

말을 마친 그는 의자 위에 앉아서 고개를 뒤로 젖혔다.

진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진묘는 허리를 숙인 다음 그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다 대고 나지막이 말했다.

“대공자, 취하셨어요?”

말이 끝났을 때 진묘는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잡고 가볍게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곧 그의 입술을 덮치려 했다.

그런데 그때, 감고 있던 화용의 두 눈이 갑자기 번쩍 뜨였다. 순간 눈이 살짝 흔들리는가 싶더니 그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진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이미 일을 시작했기에 행동을 멈추지는 않았다.

“대공자, 향현에 있을 때 소인의 손을 잡으셨던 걸 기억하세요?”

그 말과 함께 진묘는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이미 소인은 대공자의 사람이었어요.”

눈빛이 더욱 어두워진 화용이 천천히 진묘의 손을 떼어냈다.

“내가 은자로 보상하마. 미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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