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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1장. 나와서 기다리지 마시오

671장. 나와서 기다리지 마시오

곧 익숙하면서도 상쾌한 향기가 진운서의 코끝을 스쳤다. 넓은 옷자락이 온몸을 덮자, 그녀의 머리만이 밖으로 드러났다. 그에게 기댄 몸은 몹시 따뜻했다.

“왜 여기 혼자 서 있소? 바람이 센데 풍한이 들면 어쩌려고 이러시오?”

소근언이 그녀를 꽉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대로 그녀를 데리고 주원으로 향했다.

진운서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를 따라 걸어갔다. 처소에 들어서기도 전에 은방울이 흔들리며 내는 맑은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은 정원을 지나 뒷줄에 있는 안채로 향했다.

문이 닫히자 찬바람은 즉각 차단되었다. 그리고 주변도 훨씬 고요해졌다.

방 안은 칠흑같이 어두웠다. 오직 실낱같은 달빛만이 창문을 통해 안으로 내려앉을 뿐이었다.

소근언이 재빨리 촛대 두 개를 가지고 와 불을 붙였다. 촛불이 흔들리며 방을 비추자 주변이 한결 밝아졌다.

곧 그는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진운서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녀를 푹신한 평상에 앉힌 다음, 고개를 숙이고 그녀를 내려다보며 그녀의 손을 감쌌다.

“손이 다 차가워졌잖소.”

손바닥도, 그리고 손가락도 모두 온기가 없었다. 모두 그를 기다리다 이렇게 된 거였다.

소근언은 마음이 아팠다. 그의 눈빛도 따라서 무거워졌다.

“앞으로는 날 기다리지 마시오. 오늘은 조회를 마치고 군영에 다녀오느라 늦었소.”

진운서는 그가 몹시 바쁘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도성에 있는 한 자신은 늘 근언을 기다려야 했다.

“어쨌든, 언젠간 돌아올 거잖아요.”

진운서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소근언은 그녀가 앞으로도 계속 자신을 기다릴 것임을 깨닫고 그녀의 손을 더욱 꽉 쥐었다.

“석 달 동안 홍하에 다녀오는 바람에 오랫동안 군영에 가지 못했잖소. 후야가 되었지만 어쨌든 전군을 책임지고 있으니, 순시를 하지 않을 수 없거든.”

그는 순시뿐만 아니라 병사들의 훈련을 감독해야 했으며, 때로는 직접 훈련을 지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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