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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7장. 씀씀이가 헤프다

577장. 씀씀이가 헤프다

경치를 바라보다 전생의 추억이 되살아난 진운서가 다시 한번 말했다.

“정말 마음에 들어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운서를 붙잡고 있던 소근언이 갑자기 그녀의 몸을 돌려세웠다. 그러곤 정면에서 그녀를 홱 잡아당겼다.

소근언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던 그 순간, 불어오는 바람에 얇은 머리카락이 서로 뒤엉켰다.

그는 조금씩 진운서와의 거리를 좁혔다. 그리고 결국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앞으로 우린 여기에서 함께 살 겁니다. 진부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집이 그립다면 언제든지 돌아가도 됩니다. 하지만, 꼭 날 데리고 가야 해요.”

서아 혼자서 친정으로 돌아가선 안 됐다. 만일 그녀 혼자 친청으로 돌아갔다는 소문이 난다면, 사람들은 그가 서아를 괴롭혔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서아를 그가 어찌 괴롭힐 수 있겠는가? 그녀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여인이었다. 그러니 응석을 받아주기만 해도 시간이 모자랐다.

눈이 초승달 모양으로 휘어질 정도로 환하게 웃던 진운서가 손을 뻗어 소근언의 코를 쿡 찔렀다.

“당연히 근언을 데리고 가야지요. 그렇지 않으면 아버지는 틀림없이 내가 억울한 대접을 받았다고 생각하실 거예요. 그럼 근언의 신분이나 체면도 생각하지 않으시고, 바로 몽둥이를 들고 후부로 쳐들어와서 곧장 근언 몸 위에 올라타 몽둥이찜질을 하실걸요?”

순전한 농담이었지만, 그 말을 듣는 소근언의 표정은 아주 진지했다.

“그러니까 날 데리고 가요. 난 태부께 얻어맞고 싶지 않거든요.”

소근언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곧 장난기가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투를 살짝 바꾸어 물었다.

“서아도 내가 맞는 게 싫지요?”

그러자 진운서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점점 말솜씨만 늘어가는군요. 대체 어디서 배워 온 말솜씨인가요? 설마 그런 능글맞은 말을 배우려고 가지 말아야 할 곳에 다니는 건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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