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3장. 부러진 가시나무
“어멈은 나를 따라왔을 뿐이다. 벌하려거든 이 늙은이를 벌하거라!”
사 노부인이 한 걸음 앞으로 나와 어멈을 제 뒤에 숨겼다. 그러고는 활활 타오르는 듯한 뜨거운 눈빛으로 손자를 노려보았다.
그녀는 손자가 적잖이 화가 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는 그녀가 앞서 가시나무 가지를 부러뜨렸기 때문일 일 것이다. 아니, 어쩌면 여인을 그리워하는 손자의 마음을 완전히 깨부수려 했기 때문이라고 말해야 할지도 몰랐다.
진운서는 곧 후 부인이 될 텐데, 그리워해서 무엇 하겠는가? 정북후도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분명 불쾌하게 생각할 터였다. 다른 사내가 제 부인을 그리워한다는 사실에 기뻐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하물며 진부의 그 여인은 손자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어찌하여 손자는 스스로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지려 한단 말인가?
손자는 더 대범해져야 했다. 세상에 좋은 규수가 그리도 많은데, 굳이 꽃 한 송이에 연연할 필요는 없었다.
“대인.”
이미 호위 두 명이 문 앞에서 그가 분부를 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사운지가 입술을 가볍게 열었다.
“끌고 가라.”
스산함이 흘러넘치는, 두렵기 그지없는 한마디가 툭 떨어졌다.
“어디서 감히!”
사 노부인이 엄한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 그러나 사운지의 명을 받드는 호위들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손을 뻗어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계속해서 이마를 찧고 있는 어멈의 팔을 잡아채려 했다.
그런데 그때 사 노부인이 서둘러 그들을 막아서자, 호위들도 동작을 잠시 멈추었다. 그러나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대인의 냉랭한 눈빛을 본 두 사람은 노부인의 곁을 빙 돌아간 뒤 어멈을 붙잡았다.
“악!”
이 어멈은 사부에서 수십 년간 일해 잔뼈가 굵은 하인이었다. 하지만 어찌 두 호위가 잡아당기는 힘을 견딜 수 있겠는가? 호위들이 어멈을 문밖으로 끌고 나오던 그 순간, 뼈가 으드득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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