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9장. 개띠셨나 보오
눈을 가늘게 뜬 사름의 새까만 눈동자가 번뜩였다. 그가 소리 없이 나타났기에, 진운서는 누가 제 곁에 다가왔다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언제부터 남의 말을 엿듣는 버릇이 생겼소?”
낮은 목소리와 함께 사름이 손을 휙 뻗었다. 이곳은 좁은 오솔길이었다. 진운서는 뒤로 물러서기도 전에 그에게 손목을 잡히고 말았다.
한 명은 끌어당기고 다른 한 명은 도망치려 했으나, 진운서는 곧 사름에게 끌려가고 말았다. 그녀를 끌고 가는 사름의 걷는 속도는 아주 빨랐다.
깜짝 놀란 류의는 곧장 소리를 지르려 했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상황이란 게 떠올라 입을 다물었다.
사황자도 바로 옆에 자리한 꽃 숲에 있었고, 세가 규수들 역시 모두 근처에 있었다. 만일 그녀가 시선을 끌어서 이 광경을 모든 사람이 목격하게 된다면, 아가씨의 평판이 어떻게 되겠는가?
사 대인이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몰라도, 이렇게 난폭하게 직접 아가씨를 끌고 간 것을 보면 아주 흉악한 사람임이 틀림없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류의의 가슴은 더욱 빠르게 뛰었다. 이내 류의가 종종걸음으로 그 뒤를 쫓아갔다.
길의 끝에 도착했으나 두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사 대인은 대체 아가씨를 어디로 끌고 간 거지? 그리고 대체 왜 끌고 갔담?’
류의는 마음이 조급해져서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바로 그때 꽃 숲 안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그녀는 문득 사황자가 아직 숲속에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사황자 전하가 날 보게 된다면…….’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류의는 얼른 허리를 굽히고 얼굴을 가린 뒤 재빨리 화원을 벗어났다.
그녀가 막 자리를 떠나던 그 순간, 공교롭게도 초름경이 꽃 숲 밖으로 나왔다. 분명 민첩하게 움직이는 무언가가 이곳을 스쳐 갔다. 그건 다름 아닌 여인이었다.
뜻밖에도 다른 사람에게 그런 광경을 들키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허리를 굽히고 뛰어가는 여인의 뒷모습만을 보았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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