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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장. 주관이 뚜렷한 소저

394장. 주관이 뚜렷한 소저

강대설은 다시 차축을 수리하는 사동을 쳐다보았다.

순간 그녀는 이 우연한 만남이 진작부터 준비되어 있던 것임을 깨달았다. 아마도 어머니와 중매쟁이가 몰래 수를 쓴 모양이었다.

강대설은 제 눈앞에 있는 이 사내가 바로 예전에 어머니가 언급했었던 그 사람이라고 거의 확신했다. 그는 이번 과거 시험에서 장원을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이며, 진형의 총애를 받는 인물이라고 했다.

사내는 예의 바른 태도로 자신을 소개했다.

“저의 성은 임(林) 씨이며, 이름은 외자로 윤(潤)이라고 합니다.”

앞서 누군가가 은근히 그에게 이 강 대소저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의 의중을 떠보았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결국 강 대소저를 직접 만나 보기로 결심하고 이곳까지 찾아왔다.

그런데 강 대소저가 그 사람이 말했던 대로 이렇게 이목구비가 그림 같고 나비처럼 하늘하늘한 여인일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녀는 단연코 임윤이 그간 봐온 여인 중 가장 용모가 뛰어난 사람이었다. 게다가 몸짓 하나하나가 아주 우아해서, 그는 단번에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거기에 더해 그녀는 강 대인의 적출 여식이었다. 이런 여인에게 장가를 간다면 이 넓은 도성에서 그가 기댈 곳이 생기는 셈이었다.

강대설은 임윤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의 눈동자에 가득 찬 희색을 발견한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속이 메스꺼워졌다. 그녀의 신분과 용모를 확인한 임윤은 단번에 그녀를 마음에 두었다. 과연 시정 가문 출신의 사내답게 천박하기 그지없었다.

‘어머니는 안목도 없으신가? 대체 왜 내 혼인 상대로 이런 사내를 낙점하신 거지?’

바쁘게 굴러가는 저 눈을 보고도, 임윤이 어떤 생각을 하는 사내인지 그녀가 설마 눈치채지 못하겠는가?

그가 아직 조정에 들 자격도 얻지 못했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게다가 훗날 관직을 얻는다고 해도 조정에는 이미 그처럼 평범한 가문 출신으로 크게 성공한 또 한 사람, 바로 소 총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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