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장. 선객래
정교하게 만들어진 각종 요리가 탁자 위에 놓였다. 그때 초유리가 고개를 돌리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사의국(*司衣局: 궁중에서 옷을 만드는 기관)의 관리가 나한테 이런 긴 옷을 지어 보냈어. 설마 내 키를 모르는 건가?”
옷은 아주 고급스러웠지만 초유리가 입기에는 조금 길었다. 하지만 꽉 졸라맨 허리와 다리를 따라 아래로 넓게 떨어지는 곡선이 아주 매혹적이었다.
“중요한 건 모후께서 이 옷에 무척 만족하셨다는 거야. 그래서 사의국에서 이런 옷을 몇 벌이나 더 만들어서 보내왔어. 심지어 모후는 내게 주나라의 태자가 오는 날 이 옷을 입고 마중을 나가라고 명하셨다니까!”
초유리가 아주 불만스럽다는 듯 치맛자락을 잡아당기며 진운서를 쳐다보았다.
“네가 나보다 키가 크니까, 너에겐 잘 맞을 것 같은데.”
진운서는 가볍게 웃으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옆에서 한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공주마마, 사의국에서 대공주마마를 위해 특별히 만든 옷이잖아요. 언니가 그 옷을 입은 걸 황후마마께서 아시면…….”
목소리의 주인은 바로 강대설이었다. 강대설의 물처럼 맑은 눈동자에 환한 웃음기가 고여 있었다.
초유리는 갑자기 대화에 끼어든 강대설을 탓하지 않고 대신 긴 한숨을 쉬었다.
“그냥 한번 해본 말이다. 본 공주도 그럴 수 없다는 것쯤은 알아.”
강대설을 힐끔 쳐다본 진운서는 아버지와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외숙부가 아버지를 한쪽으로 끌고 가 주의를 준 건 좋은 마음에서 한 일이었다. 하지만 애초에 그러한 소문이 아버지의 귀에 들어가게 한 것은 강대설의 소행이 아닐까?
전생에서 두 사람은 별다른 교분이 없었으며, 진운서는 강대설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녀가 알고 있는 건 전생에서 노처녀가 된 강대설이 아주 늦게 시집을 갔다는 사실뿐이었다.
강대설 역시 진운서의 시선을 느끼고 있었다. 담담했지만 왠지 싸늘하게 느껴지는 눈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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