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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장. 군영으로 향하다

158장. 군영으로 향하다

동생을 군영으로 데려갈 마음을 먹은 진운서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운원으로 향했다. 그런데 돌아가던 길에 우연히 정원을 산책하던 진유와 마주쳤다.

“큰언니.”

한눈에 그녀를 알아본 진유가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넸다.

고개를 살짝 끄덕이던 진운서가 진유의 손에 꽃바구니가 들린 걸 발견했다. 그런 큰언니의 모습을 본 진유가 다급히 해명했다.

“요즘 날씨가 덥잖아요. 강화화(*降火花: 열을 내리는 효능이 있는 꽃)를 좀 따서 이낭이 목욕할 때 쓰실 수 있게 하려고 했어요. 무심코 걷다 보니 대원까지 오고 말았네요. 곧 돌아갈게요.”

진운서 역시 진유의 어머니를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다. 이방의 넷째 이낭은 유곽의 기녀 출신으로, 몸은 팔지 않고 전문적으로 노래만을 부르는 사람이었다. 그러다 열몇 살이 되었을 때 일찌감치 숙부와 혼인해 지금은 나이가 서른이 넘었다고 했다.

“그럴 필요 없어. 효심이 참 지극하구나. 여기에서 꽃을 따가도록 해. 다 따고 나서 바로 돌아가면 되지.”

말을 마친 진운서가 곧장 앞으로 걸어갔다. 잠시 후, 멀리에서 고맙다고 외치는 진유의 목소리가 들렸다.

진유는 고개를 숙이고 바구니에 담긴 꽃을 내려다보았다. 이목과의 일이 있었던 후로 그녀는 도무지 외출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한편으론 지체 높은 사람들과 교제하고 싶기도 했다.

지금 그녀에게 남은 한 가닥 희망은 귀한 손님이 부로 찾아오는 일이었다. 빠르면 빠를수록 더 좋았다.

그러나 상황은 그녀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고, 지난번에 사황자를 만난 후로는 아무도 진부를 찾아오지 않았다.

수시로 진부를 드나들던 사 공자가 요즘은 왜 코빼기도 비추지 않는 걸까? 큰언니를 떠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내 진유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대로는 안 돼.’

그녀도 이미 급계가 되지 않았는가? 하지만 이낭도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기에, 그녀는 자기 자신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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