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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

대순국(大舜國)의 태자와 공자들이 수학하던 아름다운 무애해각. 누군가의 음모로 인해 삽시간에 불길에 휩싸인 그곳에서 옥형선생(玉衡先生)의 손녀이자 대순국 최고의 재녀였던 옥종화는 목숨을 잃고 만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본 것은 무애해각이 아닌, 지금은 가세가 기울어진 지씨 가문의 저택이었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모두가 그녀를 지씨 가문의 적장녀 지온 소저라고 부른다는 것! 숙부의 농간으로 인하여 혼약자를 빼앗겼다는 연유로 자진을 시도하고, 끝내 실성하고야 만 어리석은 계집. 친부모가 죽고 가산을 전부 숙부에게 빼앗기게 된 불쌍한 아가씨. 이러한 평판에 휩싸인 지온의 몸에 빙의한 것도 모자라, 알고 보니 세상 사람들은 무애해각이 불길에 휩싸였던 연유가 해구(海寇)의 침입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니? ‘아니야! 내 조부님을 활로 쏘아 죽이고 태자 전하를 시해한 이들은 해구가 아니었다!’ 천운으로 인해 지온으로 새롭게 태어나 복수를 다짐하는 옥종화! 그러나 그러려면 그 전에 이 지씨 가문에서의 자신의 입지를 다져야만 한다! 이전과 다르게 갑자기 기품 있고 재치 있게 구는 조카의 모습에 욕심 많은 숙부네 가족은 허둥지둥하고, 슬기로워 보이는 지온의 모습에 유씨 가문의 대공자 유신지는 끌리고야 마는데! 그리고 그런 지온에게서 그리워하던 여인의 모습을 겹쳐보는 북양왕가의 공자 루안. ‘왜 저 여자를 보면 그 여자가 생각이 나는 걸까?’ 원제: 天芳(천방)

윈지 · Kỳ huyễ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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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 Chs

367화. 차를 한 잔 사다

367화. 차를 한 잔 사다

거의 한 달이나 상처를 치료하고 나서야 마침내 강왕세자는 정상적으로 땅에 발을 디딜 수 있게 되었다.

그는 강왕세자비와 함께 강왕에게 문안을 드리러 갔다.

길 내관이 마중을 나왔다.

“세자 전하, 세자비마마, 전하께서 지금 손님을 만나고 계시니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강왕세자는 대수롭지 않게 옆방에 가서 잠시 앉아 기다렸다.

잠시 후에 한 젊은 관리가 안에서 나오는 것이 보였다.

강왕세자가 길 내관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유 태사 댁의 대공자 아닌가? 여길 왜 온 건가?”

길 내관이 웃음을 머금고 대답했다.

“당연히 전하를 만나러 오셨겠지요.”

그는 더 묻고 싶었지만 길 내관이 입을 꾹 다물고 전혀 말을 하지 않았다.

강왕세자비가 그에게 주의를 주었다.

“일단 아버님부터 만나 뵙는 것이 좋겠습니다.”

강왕세자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안으로 들어가 강왕을 만났고 강왕이 담담하게 물었다.

“다친 데는 어떠냐?”

강왕세자가 고개를 숙였다.

“이제 괜찮아졌습니다.”

강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동안은 몸가짐을 조심하고 다시는 남에게 책잡힐 짓은 하지 말거라.”

“예.”

두 부자는 잠시 대화를 나눴고 강왕세자는 곧 강왕의 방에서 물러났다.

강왕세자비가 그의 침울한 표정을 보고 물었다.

“왜요, 기분이 안 좋으십니까?”

강왕세자가 말했다.

“이 한 달 동안 아버지께서 내 부상에 관해 물어보신 적이 있소?”

그를 돌보는 동안 강왕세자비는 벌써 여러 번 비슷한 위로를 했던 터라 짜증이 나 절로 눈살을 찌푸렸다.

“쓸데없는 것에 그만 좀 집착하세요. 아버님께서 이렇게 당신을 보호하려고 애쓰시지 않습니까? 아버님께서 당신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강왕세자는 결국 입을 꾹 다물었다.

그를 돌려보내며 강왕세자비가 말했다.

“세자께서는 들어가서 쉬십시오. 저는 할 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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