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9화. 사인(死因) (3)
백모소가 한숨을 쉬고 실망한 얼굴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러곤 다시 한숨을 쉬고 말했다.
“전하, 제게 화내지 마세요. 전 그저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확실히 알고 싶었을 뿐입니다. 전하께서 대답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그리 하세요.”
“정녕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모른단 말이냐?”
한능부는 아까보다 한층 더 짜증이 치밀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을 내뱉었다.
“솔직히 말해서 너만 아니었으면, 누님의 일도 이렇게 웃음거리로 전락되지 않았을 것이다. 덕분에 내 누님은 죽어서까지 편치 못하게 되었단 말이다!”
순간 백모소는 벼락을 맞은 것만 같았다. 그녀의 조그만 얼굴이 금세 창백하게 질리고 말았다. 이내 백모소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능부를 쳐다봤다. 백모소도 한능부가 기분이 안 좋다는 걸 알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해선 안 됐다.
‘설마 전하께서는 나도 상처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모르는 걸까? 그리고 이번 계획은 내가 세우긴 했지만, 전하도 반대하시지는 않았잖아? 그런데 지금 와서 문제가 생기니까 모두 내 탓으로 돌리시는 건가? 전하는 원래 이런 분이셨구나!’
백모소는 더는 이 자리에 있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큰 걸음으로 성큼성큼 문밖으로 걸어갔다.
“소아야! 소아야!”
한능부는 말을 내뱉자마자 바로 후회했다. 그래서 얼른 앞으로 달려가 백모소를 붙들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제 잘못을 인정했다.
“소아야, 미안하구나. 방금 전엔 고의로 한 말이 아니었다. 아깐 갑자기 감정이 격해지는 바람에 말실수를 했다.”
“그런 사람들도 있지요. 갑자기 감정이 격해졌을 때 하는 말이, 사실은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진심인 경우 말입니다.”
백모소가 냉소했다.
“3황자 전하, 고귀하신 전하의 눈에 저는 그저 천박하고 보잘것없는 평민 여인인가 봅니다. 저 같은 사람은 함부로 나서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렇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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