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8화. 사인(死因) (2)
태후는 손을 휘휘 저으며 옆에 있던 황 상궁도 밖으로 물렸다. 그제야 태후는 황도에 퍼진 2공주의 소문과 2공주가 몰래 황궁을 나간 뒤 조우했던 일에 대해 엄숙한 표정으로 황제에게 말해 주었다.
황제의 얼굴 위로 분노의 빛이 더욱 짙어졌다. 그는 화가 치밀어 오른 나머지 동난각 안을 이리저리 서성였다.
‘역시! 역시 그때 몰래 궁을 나갔다가 화를 입은 게로구나! 어쩌다가 내게 그런 채귀(*債鬼: 악착같이 달라붙는 빚쟁이)가 붙게 되었을꼬. 이건 황실의 치욕이다!’
황제가 노기등등해지자, 태후는 황제의 귓가에 대고 계속해서 말했다.
“황상, 장씨 가문이 2공주를 위해 약왕묘에서 불공의식을 치를 때, 약왕묘 대전에 불이 났었소. 거기서 끝났으면 모를까, 최근에도 또 흠천감에서 밤에 성상(星象)을 관찰하다가 자미성이 평소와 달리 많이 어두워졌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했지. 내가 봤을 땐, 자꾸 이런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는 게 다 2공주 때문인 것 같다오.
2공주는 하늘의 여식이오. 그런데 혼전에 정조를 잃었고, 그런 2공주를 위해 불공의식을 치르니 부처님을 노하게 하여 약왕묘에 불이 난 게요. 그리고 황릉에 묻힌 후 더러운 몸으로 황실의 명예를 더럽히니, 황릉에 잠들어 계신 선황과 선조들께서도 노하시어, 황상께 경고하려고 자미성이 어두워진 것일 테지…….”
태후가 엄숙한 표정으로 계속 말했다.
“황상, 반드시 빠른 시일 내에 2공주를 황릉에서 반출해야 하오. 그렇지 않으면 아마 더 큰 화를 초래할지도 모르오!”
잠시 침묵을 지키던 황제가 과감하게 결정을 내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어마마마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현재 황제의 마음에는 2공주에 대한 미움과 분노가 담겨 있었다. 어엿한 공주로서 가만히 궁 안에만 있었어도, 이처럼 좋지 않은 일을 겪진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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