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8화. 초대
아이는 서신에 적힌 문자를 알아볼 수가 없어 금세 흥미를 잃고 견지를 내려놓았다. 그런 뒤 예전에 본 대로 그 견지를 돌돌 잘 말아서 옆에 놓인 조그만 대통 하나에 넣은 다음 뚜껑을 닫았다.
소욱은 좌우를 살피더니 재빨리 소혁의 무릎에서 기어 내려와 몸을 휘청거리면서 관어백에게 걸어가더니, 그 조그만 대통을 건네며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
그 모습에 웃음을 흘린 관어백의 눈이 달빛처럼 부드러워졌다. 관어백은 고양이 모자를 쓰고 있는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칭찬했다.
“우리 욱이, 착하구나.”
흐뭇하게 웃은 아이는 다시 소혁에게 달려가 안긴 다음, 아까처럼 똑같이 견지를 돌돌 말기 시작했다.
이때, 물을 끓이러 갔던 백훼가 마침내 돌아와 따뜻한 차를 올렸다. 은은한 약재 향이 나는 차향이 사방으로 퍼졌다.
관어백은 금세 그 차가 자신이 머물고 있는 거처의 여종들이 내오던 것이 아님을 알아차리고는 눈썹을 꿈틀거렸다.
그러자 남궁월이 웃으면서 말했다.
“안일후, 이건 제가 이번에 새로 만들어 본 차예요. 심신을 안정시켜 주고, 기와 혈을 보양해 주는 효과가 있으니 며칠간 드셔 보세요.”
관어백은 따뜻한 목소리로 남궁월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세자비. 그럼 저도 사양치 않고 감사히 받겠습니다.”
소혁은 서신을 다 읽고서 태연자약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그러고는 그 견지를 남궁월에게 건네며 말했다.
“드디어 폐하께서 참는 데 한계가 오신 모양이야.”
그 견지에는 글자가 많이 적혀 있지 않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단어가 쓰여 있었다.
「번왕 삭출」
「출병」
남궁월은 재빨리 그 서신을 읽어 보고 내용의 중점을 확인했다.
바로 황제가 남강에 손을 쓴다는 내용이었다.
견지를 들고 있던 남궁월의 새하얀 손에 무의식적으로 조금 힘이 들어갔다.
그녀는 속으로 탄식했다. 황도에서 지낼 때, 자신에게 자애롭게 대해 주던 황제의 수많은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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