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5화. 최후의 발악
아카스가 정색하고 말했다.
“하지만 방금 직접 인정하지 않았습니까? 저 옷에 수놓은 자수, 전부 당신 혼자 했다고 하지 않았어요?”
데이비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
“그렇긴 한데, 왜 제 작품에 남상택이라는 이름이 새겨졌는지 전 정말 모르는 일입니다!”
데이비는 결국 부인하기로 마음먹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순간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아니면 누가 몰래 저렇게 해 놓은 거 아니야?”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아!”
“분명 그렇겠지. 아니면 말이 안 돼!”
사람들은 패션계에서 아직 이름이 덜 알려진 상택보다는, 대중들에게 익히 알려진 데이비의 말을 더 믿는 듯했다.
아카스가 데이비의 말을 듣고 나지막이 말했다.
“누군가가 뒤에서 당신 모르게 옷에 저런 짓을 해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죠.”
데이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데이비의 입가에 득의양양한 미소가 퍼지기 전에, 아카스 옆에 있던 상택이 무표정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
이때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상택에게로 향했다.
아카스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왜죠?”
아까 대반전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사람들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사람들은 그저 숨죽이며 상택의 대답을 기다렸다.
상택이 소매를 붙잡고 또박또박 대답했다.
“왜냐하면, 이 자수를 놓을 때 저만의 기법인 양면 자수법을 사용했거든요.”
상택의 대답을 듣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웅성웅성하기 시작했다.
“양면 자수법이 뭔데?”
“엄청 어려운 자수 기술이야. 단면 자수는 앞에만 섬세하면 되고 안쪽의 바느질을 어떻게 하든지 상관 안 해도 되지. 하지만 양면 자수는 뒷면도 앞면과 같은 모습이어야 해.”
상택이 말하는 자수법은 업계 사람들도 정확히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으며, 업계 사람이 아닌 이들은 상택의 말을 듣고 더 어리둥절했다.
이때 흰색 린넨으로 된 옷을 입은 중년 남성이 무대 위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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