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4화. 할아버지와 손녀가 한 무대에 서다
동굴의 입구와 멀지 않은 곳에서 묵자는 아호와 아월을 데리고 왕양과 가까운 거리에서 만났다. 왕양의 수행원이 검을 겨누었지만 묵자는 겁먹지 않았다. 묵자는 상자를 열어 그에게 수정주를 보여주었다.
“하나하나 검사해봐야겠다.”
유백색의 옥에서 흐르는 광택은 기억 속의 그것과 완전히 똑같았다. 하지만 수정주의 독특함은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도 있었다.
“살펴보시지요.”
묵자는 진짜 금(金)은 제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듯(*정직한 사람은 시련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의 속담)이 가볍게 수정주 한 알을 들어서 왕양의 손에 올려주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저도 어떤 분이 약속한 말을 안 지키고 상자만 받아들고 내뺄까 봐 걱정되네요. 번거로우시겠지만 그 해독약과 열쇠를 꺼내셔서 가운데에 놔주십시오.”
왕양은 묵자가 말하는 대로 해주었다.
열쇠는 묵자의 예상대로 묵자의 아버지가 가지고 간 판화였다. 묵자는 비록 아직 만져볼 수는 없었지만, 이미 눈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손바닥만 한 크기에 네모반듯한 모양이었다. 홍목 재질이며 다른 소재를 끼워 넣지는 않았다. 산수화를 새겼는데 묘하게 입체적이고 사실적이었다. 그런데도 보아하니 복제가 어려워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열쇠로 삼은 게 이렇게 간단할 수가 있을까?’
왕양이 검증을 마치고는 고개를 돌려 숙왕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숙왕이 크게 기뻐하며 재촉하듯 말했다.
“어서 해독약을 묵자에게 주세요.”
묵자가 해독약을 가져와서 아호와 아월에게 주었다. 두 사람이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고 묵자는 우습다는 듯이 이렇게 말했다.
“수정주를 다 줘버렸으니 인제 후회해도 소용없어. 빨리 해독되면 빨리 갈 수 있는 거야. 남아있다가 다 저 사람들에게 단체로 목이 날아갈래?”
아호와 아월이 연달아 또 무릎을 꿇고는 머리를 조아리며 약을 받아들고 그 약을 먹었다.
묵자는 판화를 손에 들고 아주 자세히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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