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5화. 살상력은 없어
묵자가 줄을 잡아당기며 억지로 말머리를 돌리며 큰 소리로 외쳤다.
“찬진, 당신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올라타세요!”
“먼저 가십시오. 제가 시간을 끌어보겠습니다.”
찬진이 취심검을 뽑아 들었다.
“당신 목이나 잘 지키세요. 저렇게 사람이 많으니 말발굽에 밟혀 죽을 수도 있다고요!”
묵자는 지친 말을 두 사람이 함께 탄다면 쫓아오는 병사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찬진을 남겨둘 수는 없기에 이렇게 말했다.
“얼른 말에 오르세요. 우리 달릴 수 있을 만큼만 더 가봅시다.”
묵자와 찬진이 멈추자 원징과 금은 역시 잇따라 멈추어 섰다.
“여러분들 먼저 가십시오!”
찬진이 우렁찬 소리로 외쳤다.
“멍청이 꺽다리 같으니. 네가 안 가면 묵자는 절대 먼저 안 가. 묵자가 안 가면 원징도 안 갈 테고 두록도 안 갈 텐데, 그렇게 되면 아무도 가지 않게 될 거라고.”
금은은 찬진의 우렁찬 목소리에 귀가 다 얼얼했는지 귓구멍을 후볐다.
“묵자, 내 말을 타라. 가장 빠른 속도로 달려가서 지원병을 요청해.”
송언이 아예 말에서 내렸다. 모든 사람 가운데 그의 말만 상태가 양호했다.
“양아버지, 제 말 타는 솜씨는 엉망진창이에요.”
묵자 자신이 타던 말조차도 땅바닥에 엎어졌잖은가.
“아호, 네가 장인어른의 말을 타. 아월이 보조하고. 만일 가는 도중에 가로막힐 수도 있으니까.”
원징의 안배가 가장 적절했다. 이 두 사람의 무공은 최고 수준은 아니지만, 승마술은 무공을 못 하는 이들보다는 훨씬 나은 편이었다. 원징이 계속해서 지시했다.
“두록, 묵자. 당신 둘이 가장 가벼우니 말 하나에 같이 타도록 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어서 말에 오르세요. 앉아서 죽기만 기다릴 수는 없어.”
이견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묵자가 재빨리 말 등에서 보따리를 내려서 두록의 말에 올랐다. 아호가 앞장서서 달렸고, 잠시 후 그녀의 모습은 저 멀리 검은 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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