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화. 공을 세우고 물러나다 (6)
묵자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5백 냥만 더 깎아주시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네요.”
1천 5백 냥으로 상도의 금싸라기 땅 중에 제일 번화한 거리에서 있는 이 저택을 살 수 있다면,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10년간 저택을 비워둔 다음 풍수니 귀신이니 하는 풍문만 깨끗하게 털어내고 다른 사람에게 넘겨도 몇 배는 남길 수 있다.
임 공자는 묵자가 자신에게 금액을 제안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비록 5백 냥이 줄어든 금액이긴 하지만 상대가 살 마음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 순간 희망이 생겨났다.
“묵 형!”
소마가 묵자를 말리듯이 묵자를 불렀다.
“과연 안목이 있으십니다. 주루를 여신다면 분명 큰돈을 버실 수 있을 겁니다.”
임 공자의 식견으로는 정원이 딸린 주루는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는 낙주의 망추루도 몰랐고, 정원과 연못이 있는 것이 망추루의 필수 조건이라는 것은 더더욱 몰랐다. 그에게는 한시라도 빨리 이 집을 팔아서 얼른 돈으로 바꿔야 한다는 한 가지 목표만 있을 뿐이었다.
“이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여기는 좀 외진 곳이라, 사게 되면 돈을 좀 더 들여서 3층 건물로 만들어야겠군요. 하지만 이 정원은 제 주인님의 취향에 딱 맞겠지요. 천금을 들여도 마음에 쏙 드는 것을 사는 건 어려운 법이란 것을 저는 잘 압니다. 그런데 말이죠, 하나 좀 걸리긴 합니다, 주루의 영업이 잘되는 것을 고려하는 게 중요한지, 아니면 주인님의 취향을 고려하는 게 더 중요할는지…….”
묵자는 아주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래서 만약에 가격을 좀 더 낮춰주신다면, 제가 저희 주인장께 좀 더 편하게 말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자님, 제가 처음으로 우리 주인님을 위해 일을 처리하러 나왔는데 이렇게 일을 그르칠 수는 없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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