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화. 구재묵의 방문
“운상고에서 이상한 점을 느꼈다고?”
“네, 두 가지가 이상했어요.”
그 말에 지찬은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운상고에서도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먼저, 시동이 가져온 운상고는 소 장군이 보내온 것과 같은 최상급이었어요. 만일, 정말로 지 소저라면 아마 다른 선물을 보냈겠지요. 그렇게 최상급의 운상고를 보낼 정도로 친분이 깊지 않으니까요.”
“소명연도 운상고를 보냈다고?”
지찬의 언성이 높아졌다. 교소는 지찬의 반응에 잠시 말문이 막혀 침묵했다.
“…….”
“그래서, 넌 그걸 썼고?”
교소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럼, 두 번째는?”
“두 번째는 운상고에 땀 자국이 묻어 있었는데, 손가락 자국도 조금 남아 있었어요. 그 크기를 봐도 소저의 것은 아닌 듯했지요.”
지찬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여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때, 운상고를 손으로 여러 번 만지긴 했지. 설마 손자국이 남았으리라고는…….’
체면을 잃은 지 공자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랬군. 다 알았으니, 난 이만 돌아가지.”
“제가 배웅해 드릴게요.”
교소는 저택 밖까지 지찬을 배웅했다. 그러자 지찬이 교소에게 말했다.
“이제 그만 들어가라.”
“저는 근처 찻집에 들러 부친께서 좋아하시는 화과자를 살 생각이에요.”
교소의 말에 지찬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찻집을 보더니 씩 웃었다.
“그래? 그럼 나도 좀 사서 먹어볼까?”
교소는 살짝 미소 지었다.
그녀에게는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지찬을 제지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소 장군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기도 했다.
* * *
소명연은 찻집의 창가에 앉아 여씨 가문이 있는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두 소녀가 멀리서부터 찻집을 향해 다가오는 중이었다.
두 소녀는 모두 휘장을 두른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그중 한 소녀의 자태와 걸음걸이로 보니 여 소저가 분명했다. 다른 한 소녀는 키가 컸고 걸음걸이가 시원스러운 것이, 그 또한 어디서 많이 본 것이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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