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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난

신비한 부의(符醫)가 되어 인생을 뒤바꾸다! 까맣고 거친 피부에, 이마와 볼에 난 여드름, 턱에 남은 여드름 자국까지…… 회인백부의 셋째 아가씨 정미는 여러모로 ‘부잣집 아가씨’의 틀에서 많이 벗어난 규수다. 게다가 적녀임에도 불구하고 적녀 취급은커녕, 서녀들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어머니에게는 ‘쌍둥이 오라버니를 죽게 만든 아이’라는 이유로 미움을 받으니! 그러나 소꿉친구이자 상냥한 친척 오라버니인 한지와 자신만을 진정한 친여동생으로 바라봐주는 둘째 오라버니 정철 덕분에 꺾이지 않고 당찬 성격의 아가씨로 자라는데…… 하지만 어느 날, 사고로 정신을 잃은 날부터 정미의 눈앞엔 믿을 수 없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행복할 줄만 알았던 한지와의 신혼은 완전히 무너져내리고, 불타 죽은 어머니와 등에 화살이 잔뜩 꽂힌 채 눈도 감지 못하고 죽은 정철, 태자를 낳지 못하고 죽어버린, 태자비이자 큰언니인 정아까지…… 눈앞의 장면이 너무나도 생생하여 정신이 나가버릴 것만 같던 그때, 정미의 머릿속에 어느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이봐, 만약 지금 네가 본 것들이 미래에 정말로 일어날 일들이라면 어떻게 할래?」 과연, 정미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원제: 娇鸾(교난)

겨울버들잎 · Kỳ huyễ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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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화. 양육갱

95화. 양육갱

설융은 오른손을 들고 멍하니 바라봤다.

상흔이 가득했던 손이 새것처럼 깨끗해졌고, 극심한 고통도 눈 깜짝할 새 사라지지 않았던가.

이런 능력이면, 당연히 은 100냥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설융은 솔직한 사람이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가치가 있습니다.”

“그렇지요.”

정미가 아름답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가고 싶거든 가도 되는데, 제게 돈을 갚은 후 가세요.”

설융이 벼락을 맞은 듯한 모습을 하자 정미가 물었다.

“왜 그러시지요? 지식인이라고 빚을 인정하지 않으려고요?”

“아닙니다!”

설융이 흥분한 듯 얼굴을 붉히며 변명했다.

“빚을 인정하지 않는 게 아니라, 제, 제겐 그리 많은 은냥이 없단 말입니다!”

“그건 별거 아닙니다. 저희 의관에 마침 사람이 부족하니, 여기 남아서 일을 하고 월급으로 갚으면 됩니다. 만약 제 돈을 갚지 않으려고 도망가서 다른 사람에게 목숨을 바치거나, 자살한다면 저도 당연히 방법이 없겠지요. 하지만 제가 당신의 비석에 빚진 돈을 새겨 잊지 못하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다, 다, 당신―”

설융이 아연실색했다.

‘이 세상에 어찌 이런 아가씨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정미는 설융의 옆을 지나가 한쪽의 의자에 앉고는 차분하고 느긋하게 말했다.

“속으로 저더러 수전노라고 욕하고 있는 걸 압니다. 하지만 제가 제 능력으로 정당하게 돈을 벌었다는 것은 천지의 대의(大義)이지요. 당신이 불쌍하고 불행하다고 진료비를 내지 않을 이유가 되진 않습니다. 그렇지요?”

“네, 맞습니다.”

설융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고, 완전히 정미에게 말려들고 말았다.

“그럼 됐습니다. 오늘 남아서 제 셋째 숙부님에게 할 일이 있는지 여쭤보십시오. 이틀 정도 일하고 나서 얼마의 급여가 적당한지 여쭤보고, 그때가 되면 우선 팔교진으로 돌아가 집안일을 처리할 수 있게 해주겠습니다. 처리하고 나서 일찍 돌아오세요. 누구와 끝장을 보니 뭐니 하는 일은 은냥을 다 갚고 나서 다시 생각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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