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화. 불청객

266화. 불청객

“너희, 아주 대단하네. 일불락까지 찾아오다니. 어떻게 요괴들에게 잡아먹히지 않았지?”

심소담이 눈썹을 치켜올리고 아주 심한 독설을 내뱉었다.

심가휘가 몸을 떨며 고개를 들어서 심소담을 쳐다보았다. 그는 심소담의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을 받고, 바로 고개를 숙인 채 몸을 오들오들 떨었다.

심가이는 이를 악물고 복잡한 눈빛으로 심소담을 쳐다보았다.

“어차피 살고 싶지 않으니 잡아먹혔어도 좋았을 거야.”

심가이가 더러운 얼굴로 씁쓸하게 웃었다. 그녀의 빈정대는 눈빛은 자기 자신을 향한 것인지 심소담을 향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우…… 우리는 오는 길에 요괴를 만나지 않았어.”

심가휘가 떨리는 손으로 심가이의 소매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심가이가 예의 없이 말하자 그는 심소담이 화를 낼까 걱정이 되었다.

심소담이 눈썹을 끌어올렸다. 요괴들을 만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지금 용헌제국에서 일불락으로 오는 길에 있는 요괴들은 일부러 사람들을 피하고 있었다. 이것은 그녀가 협박했기 때문이었다.

“어째서 이곳으로 온 거야?”

심소담은 자신이 이들을 죽여야 하는지 놓아줘야 하는지 결정하지 못했다.

그녀의 원칙대로라면 죽여야 하지만, 심허봉과 주작세가를 위해서라면 혈육을 남겨둬야 했다.

심가이는 좀 더 말하고 싶었지만, 심가휘가 그녀의 손을 잡으며 애절한 눈빛을 보냈기에 이를 악물고 더는 말하지 않았다.

심가휘가 고개를 들어 말했다.

“할아버지와 다섯째 숙부가 일불락에 계신다고 들었어. 우리는 할아버지를 뵙고 싶어서…….”

심소담이 냉소를 지었다.

“할아버지를 뵙고 싶다고? 어째서? 너희 아버지가 어떤 미친 짓을 했는지 알고 있어? 그런데도 너희는 수수방관하고 있었잖아!”

심가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우리도 잘못했다는 건 알고 있어! 정말 반성하고 있어. 우리는 그저 평안하게 지내고 싶을 뿐이야. 그 외에는 바라는 게 없어. 제…… 제발 너그럽게 용서해줘. 우리를 할아버지와 만날 수 있게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