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화. 개과천선
두 사람이 밖으로 나간 후에야 다섯 소년들은 입을 열었다.
“이런 인과응보라니, 감탄이 나올 정도네.”
엄우는 온화한 성정이어선지 두 사람이 당한 일을 들으며 탄식했다.
“그래도 심가휘는 많이 성숙해진 것 같아. 그동안 정말 아주 혹독한 일을 당했나 봐.”
당치수도 두 사람이 조금 불쌍했다. 원래 화려하고 부유한 환경에서 살았는데, 아버지의 실책 때문에 집안이 몰락했고, 하늘을 호령하며 살다가 진흙탕 속에 빠진 신세가 되었다.
제하가 턱을 괴고 심소담을 바라보며 나른하게 말했다.
“나는 네가 두 사람을 죽일 줄 알았어.”
발본색원(拔本塞源)은 심소담의 일 처리 방식이었다. 그는 심소담이 오늘 저 남매를 살려둘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덕을 베풀어 원수를 다스리려는 것인가? 이것은 그녀의 방식이 아니었다.
심소담이 제하를 흘끗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
“나는 저놈들이 죽든 말든 신경 쓰고 싶지 않아. 하지만 할아버지 생각을 해야 하잖아. 게다가 쟤들은 이미 죗값을 치른 것 같아. 만약 앞으로 얌전하게 지낸다면 두 사람을 잘 부양할 거야. 하지만 만약 뭔가 일을 벌인다면 그때 죽여도 늦지 않겠지.”
그녀는 심허봉이 또다시 검은 머리카락이 백발이 될 정도로 고통받는 것을 원치 않았다. 심가휘와 심가이를 살려둔 것은 온전히 심허봉을 향한 효심 때문이었다.
* * *
악랑은 심가이와 심가휘를 괜찮은 거처에 데려다주었다. 정원이 넓지는 않지만, 미성년인 두 사람이 살기에는 충분한 곳이었다.
“앞으로 이곳에서 살면 된다. 이따가 사람을 시켜서 먹을 것과 옷을 가져다줄게. 우선 들어가서 씻거라.”
악랑은 두 사람의 신분을 전혀 몰랐다. 하지만 심소담이 명령한 대로 거처를 배정해 주었다. 악랑은 매우 환하게 웃으며 남매를 데리고 들어가서 정원을 보여준 후에야 돌아가려고 했다.
“형님, 감사합니다. 형님을 뭐라고 부르면 될까요?”
심가휘는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악랑을 바라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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