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화. 교 아가씨의 여홍(女紅)
여광문은 그 글귀에 빠져 조용히 여러 번 읊더니, 갑자기 가슴에서 울컥 치솟는 감동에 결연히 입을 열었다.
“이 아비는 결심했단다. 앞으로 이 나라와 백성을 위해 온 힘을 쏟기로 말이다. 이러한 글을 쓴 딸을 실망하게 할 순 없지!”
교소는 깜짝 놀라며 속으로 외쳤다.
‘제발 부담스럽게 그러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교소는 황급히 말했다.
“아버지, 사실 이건 아버지께 쓴 글이 아니에요. 저 자신에게 쓴 거니 너무 개의치 마세요.”
“응? 그래?”
흥분했던 여광문은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감탄한 눈으로 교소를 보며 말했다.
“이 아비는 네 필체가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단다. 다만 교 선생의 필체와 아주 비슷하지는 않은 것 같구나.”
“제 노력이 부족해서 그래요.”
이 대련에 쓰인 글씨야말로, 진짜 교소 그녀의 필체였다.
“아니, 아니다. 지금도 잘 썼어!”
대련에서 눈을 떼지 못한 여광문의 가슴이 뭉클해졌다.
“정말 너무 잘 썼어.”
그는 교소만한 나이 때 이런 필체를 구사하지 못했다.
“물론 교 선생의 필체는 아주 뛰어나지만, 서예는 모사 후에 반드시 자신의 풍격이 들어가야 완성이 된단다. 얘야, 네 필체에는 이미 너만의 특색이 있구나. 꾸준히 연습한다면, 십 년 안에 분명 명필가가 될 수 있을 거야!”
교소가 웃었다.
“아버지, 격려해주셔서 감사해요.”
여광문은 갑자기 마음이 뿌듯해져서, 조용하게 말했다.
“이 아비의 격려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역시 네 노력이야. 앞으로도 계속 부지런히 노력해야 한다. 참, 이 대련은 네게 쓴 것이라고 했는데, 그럼 너도 세상 돌아가는 일이 관심이 있다는 것이냐?”
“아버지가 들려주신 얘기를 많이 듣다 보니 그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아버지가 해주신 얘기는 정말 재밌거든요.”
교소가 눈을 깜빡이며 대답했다.
교소가 생각했을 때, 지금의 아버지와의 사이는 갈수록 잘 풀려가는 듯했다.
“하하, 그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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