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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화 절색(絕色) (1)



240화 절색(絕色) (1)

대략 두 시진 정도가 지나 점심이 되어, 식사를 하라는 복 어멈의 소리를 듣고서야 사방화는 긴 속눈썹을 들어올렸다. 이윽고 사방화가 곁에 선 시화, 시묵과 이미 승패가 기운 바둑판을 차례로 시선에 담으며 진강을 향해 눈살을 찌푸렸다.

“공자는 어르신을 공경할 줄도 모르나요? 그리 반드시 기를 쓰고 이겨야 해요?”

진강이 의자에 뒤로 느긋하게 기대며 사방화를 흘깃, 바라보았다.

“만약 앞에 있는 어르신이 조부님이 아니셨다면 진즉에 이겼을 것이오. 일부러 지금까지 시간을 끌어드린 것이오.”

“이놈이! 그래도 네 녀석이 눈치는 있구나. 내가 그래도 너보다 밥을 몇 공기는 더 먹으며 오래 살아왔는데, 네가 이 판을 봐준 것임을 진즉에 알고 있었다. 네가 언제쯤 참지 못하고 나를 이길지 지켜보았는데, 무려 반나절이나 견디다니. 그래, 이젠 널 인정해주마.”

충용후가 바둑판을 밀어내며 진강을 타박했고, 진강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했다.

“조부님의 바둑 실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습니다. 정말 의심스럽군요. 돌아가신 우상부 이목청의 조부님께선 문무 모두에 능통하시고 다들 이 대인과 바둑을 두면 세 수만에 지지만, 우리 조부님만이 이 대인의 적수라 하셨는데, 지금 조부님 실력을 보면 예전 우상 대인에 대한 소문은 전부 헛소문이었나 봅니다.”

“헛소리! 내 바둑 실력은 별로 뛰어나지 않았지만, 우상의 실력은 진짜였다. 당시 문무백관 중에 우상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그의 적수는 오직 선황과 나뿐이었다. 물론 난 한 번도 우상을 이길 순 없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돈 상대할 실력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부러 날 이긴 뒤, 내 화를 돋워 다툼을 가장한 운동으로 내 몸을 풀어주려 한 것이었지. 우상만의 특별한 마음 표현이었어.”

그럼에도 진강은 충용후의 말을 믿지 않는 듯, 가만히 눈썹만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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