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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3화. 사실은 그랬다 (1)



603화. 사실은 그랬다 (1)

잠시 후, 천월의 옷은 반쯤 벗겨지고, 귀밑머리도 흐트러지고, 얼굴 곳곳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리고 이곳의 분위기가 농익었을 때쯤, 용경은 천천히 천월을 놓아주며 그녀의 하얀 목에 고개를 묻고 가볍게 숨을 몰아쉬었다. 천월 역시 용경의 품안에서 술에 취한 듯 가벼운 숨을 몰아쉬었다.

이윽고 용경이 고개를 들고 옥 같은 손으로 헝클어진 옷을 단정히 정돈해주었다. 그런 뒤 천월을 빤히 보며 물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나한테 질문할 것 없느냐?”

“무슨 질문이요?”

천월이 물었다.

“물어볼 것이 없냐는 말이야.”

용경이 눈썹을 까딱이자, 천월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누구랑 같이 돌아왔냐고요? 아니면 천리 밖에서 도성의 일은 어찌 알고 돌아왔냐고요? 또 어떻게 이리 시기적절하게 돌아온 것이냐고요?”

용경이 낮은 웃음을 터뜨렸다.

“난 가끔 네가 좀 우둔해서 날 의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어.”

“난 충분히 우둔한데요.”

천월이 금세 어두운 얼굴로 고개를 폭, 숙였다.

그에 용경이 다시 진지한 눈빛을 한 채, 천월을 품에 안고 조용히 말했다.

“넌 우둔한 것이 아니라 계산적이지 않고 순수한 거야. 이미 벌어진 일이라면 이제부터 안개를 헤치고 잘 해결해 나가면 되지. 나 역시 네가 백골이 쌓이고 피로 물든 강 같은 것은 보지 않길 바란다.”

천월은 어리둥절해하다 곧 활짝 미소 지으며 용경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늘 그에게서 풍기는 청아한 향기는 금세 천월의 마음을 행복하게 물들였다.

“역시 당신은 날 제일 잘 알고 있네요. 하지만 내가 우둔한 건 맞아요. 생각도 없고, 눈을 감고 제대로 보려 하지도 않았어요. 그저 천하가 태평한 줄만 알아서 하마터면 오늘 운 왕가를 정말 위험에 빠트릴 뻔했고요.”

“오늘 일은 네 잘못이 아니다.”

용경의 단호한 음성에도 천월은 울적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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