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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화. 사실은 그랬다 (2)



604화. 사실은 그랬다 (2)

황제조차 운 소왕이 바뀌었다는 걸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걸 보니 아버지는 운 소왕과 똑같이 연기를 한 것 같아보였다. 운 소왕 특유의 유약함, 사소하게는 걸음걸이까지 어디 하나 다른 점이 없는 완벽한 운 소왕이었다.

천월도 백부 운 소왕의 몸엔 모반이 없고, 친아버지의 몸에만 모반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더라면 결코 두 사람을 구분해내지 못했을 것이 확실했다. 본래 모반이란 타고나는 것이라 절대 인위적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이내 용경이 아련한 눈망울로 천월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사랑스러운 위로를 건넸다.

“바보, 바로 그렇게 보상해주신 거지. 어쨌든 월이 너는 부모님이 다 살아계시지 않느냐. 그러니 때로는 투정도 부릴 수 있고, 이렇게 마음껏 서러워할 수도 있고. 여기 네 앞엔 그리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사람도 있잖아.”

쓸쓸한 용경의 목소리를 들으니 천월도 그가 안쓰러워 화가 조금씩 누그러들었다. 그렇게 천월은 용경의 손을 잡아 내리며 울적하게 말을 이었다.

“맞아요. 앞으로는 제대로 그간의 원망도 쏟아내고, 투정 한번 부려볼래요. 그러니 당신도 책임지고 나를 도와 우리 아버지를 괴롭혀줘요.”

“그래, 도와줄게.”

용경이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천월은 입 꼬리만 올려 미소를 짓곤 용경의 품에 꼭 안겼다. 여전히 마음 한구석은 서러움에 물들어 있었으나 그래도 용경이 있어 한결 편안해졌다.

부모님께 무슨 사연이 있었든, 여하간 천월은 평생을 부모님의 품 아래 있지도 못하고, 어머니는 돌아가신 줄로만 알고서 한스러운 세월을 살아왔다.

그럼에도 이젠 부모님 모두 무사하게 잘 살아 계시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자신은 이제 부모님께 그간의 마음고생을 보상받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부모님을 일찍이 여읜 용경은 그런 서글픈 세월을 위로받을 수 있는 가능성조차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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