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화. 난기류(亂氣流) (1)
“넌 네 부모는 생각하면서, 어찌 내 어머니 생각은 하지 않느냐?”
남궁월의 눈에선 노기가 들끓었다. 순간 그녀의 온몸에서 하늘까지 덮을 정도로 무서운 기세가 뿜어져 나와, 마치 여의까지 한 번에 다 쓸어버릴 것 같았다.
“주인을 배신한 천한 노비 따위가 참으로 간도 크지. 감히 네가 남궁부의 둘째 부인께 독을 타?”
여의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원래 옥처럼 곱던 여의의 얼굴은 달빛을 받아 더욱 창백하게 보였다.
“아가씨, 소인은 둘째 부인께 독을 탄 적이 없습니다!”
여의의 몸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끊임없이 바들바들 떨렸다.
“소씨 아가씨께서 소인에게 그 약을 주시면서, 정신이 멍해지는 약일 뿐 몸에는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소인은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약을 좀 나눠서 주방에 있는 고양이에게 먹여 봤습니다. 그런데 정말 괜찮은 걸 보고 독약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어, 그제야 둘째 부인의 차에 약을 탄 겁니다.
소씨 아가씨께서 제게 약속하셨습니다. 소인이 이번 일을 잘 끝내기만 하면, 나중에 소씨 아가씨께서 이방에 들어와 소인을 둘째 나리의 통방으로 만들어주겠다 하셨습니다.
소인은 순간 그 말에 홀려서, 이런 잘못을 저지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소인은 절대로 둘째 부인을 해칠 의도가 없었습니다. 아가씨, 제발 소인을 믿어 주십시오!”
남궁월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녀의 마음 속에선 지금 세찬 파도가 정신없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여의가 그렇게 시집가고 싶지 않았던 이유가 어머니가 골라준 사람이 마음에 차지 않아서가 아니라, 아버지에게 반해서였다니……. 그리고 소경평은 여의의 마음을 알아채고, 그녀와 이런 역겨운 거래를 한 것이었다.
남궁월은 이전에 자신이 한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전생의 여의는 주인을 따라 목을 맨 게 아니었으며, 입막음을 위해 소경평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었다.
Apoie seus autores e tradutores favoritos em webnov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