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화. 실패 (3)
“아이고, 무서워라! 우리 귀한 큰따님의 성격이 아주 불같으시네!”
유씨는 차갑게 조소하며 신랄하게 비아냥거렸다.
“평아, 내가 가난한 집 출신이라고 네가 계속 날 업신여긴 건 나도 다 알고 있단다. 에휴, 널 혼낼 수도 없고, 계모 노릇도 참 힘들구나. 명문세가의 적녀가 이런 짓까지 벌였으니 우리 소부의 체면도 말이 아니게 됐지만, 괜한 남궁부까지 너 때문에 싸잡아서 욕을 먹겠구나!”
유씨의 말은 순식간에 경칩거에서 일어났던 불쾌한 기억을 소경평의 머릿속에 불러일으켰다. 조금 전, 주변에 있던 모두가 소경평 자신을 둘러싸고 구경하며 수군거리면서 비난을 했었다.
“흑흑…….”
육용에게 강인한 척 굴던 소경평은 순식간에 가면을 벗고, 유씨의 앞에 꿇어 앉아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울어댔다.
이렇게 하기로 결정하기 전, 소경평은 이미 남들의 경멸 어린 시선을 한 몸에 받으리라는 것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품 넘치는 남궁목의 모습이 떠오르자, 소경평은 결국 용기를 내어 이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그런데 결과가 이렇게 될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
둘째 오라버니에게 시집가겠다는 꿈은 이미 무너져버렸고, 소경평은 부끄럽고도 분한 마음에 차라리 목매달아 죽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모질게 행동으로 옮길 수 없었다. 그저 이렇게 통곡하며 자신의 감정을 털어내기만 했다.
유씨는 너무나 통쾌해하며, 처음으로 자신이 승리한 기쁨을 만끽했다. 그동안 그녀는 억지로 소경평을 제압하려 했지만, 소경평은 제 스스로 인품이 고결한 척 행동했었다. 그 눈꼴신 모습을 보던 유씨는 눈이 다 아플 지경이었다.
‘하, 소경평도 이런 날이 있네!’
유씨는 그녀의 불행을 즐기면서도, 이 때문에 제 딸 용이의 평판까지 나빠질까 걱정되었다. 마음이 복잡한 유씨가 곧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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