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1화. 훈향(薰香)
남궁월은 미간을 살짝 구기고 망설임이 담긴 말투로 물었다.
“비아 아가씨, 최근에 방 안에서 무슨 훈향(薰香)을 쓰고 있나요?”
소비가 대답했다.
“옥린향(玉麟香)이요.”
부 안에서 사들인 훈향들은 남궁월도 전부 다 살펴봤었고, 이번 달에는 적녀들의 방에 옥린향과 오술향(烏述香)을 줬었다.
이 두 훈향은 강남에서 사들여온 진귀품으로, 향 한 촌(寸)의 가치가 금 한 촌과 거의 맞먹는다고 말할 수 있었다.
다만 남궁월이 기억하기론 옥린향은 분명 이런 향기가 아니었다.
‘게다가 아가씨의 몸에서 나는 이 향은…….’
남궁월은 저도 모르게 진지해진 말투로 다시 물었다.
“아가씨, 혹시 향낭을 차고 있나요?”
소비는 남궁월이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몰랐지만,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그리고 잠깐 있다가 물었다.
“새언니, 왜 그러세요?”
남궁월이 미간을 좁혔다.
“아가씨, 아까 정원 장군부에 다녀왔었지요? 혹 주 소저의 방에 향이 피워져 있었나요?”
그 말에 소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시 질문을 하려는데, 남궁월이 바로 외치며 분부하는 소리가 들렸다.
“백훼야, 정원 장군부로 방문장 좀 보내 줘. 내일 아침 일찍 주 큰소저를 만나러 가고 싶다고.”
‘곧 안정성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급히 주부로 가신다고?’
백훼는 뭔가 큰일이 생겼다고 확신한 후, 얼른 무릎을 굽히고 대답했다.
“네, 얼른 보내겠습니다.”
이 뒤로 남궁월은 훈향에 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고, 소비에게 안살림을 할 때의 주의사항들을 세세히 말해 주면서 일을 인계했다.
그리고 곧 측비 위씨가 도착했다. 남궁월은 위씨에게도 똑같이 자신이 한 달쯤 자리를 비워야 하니, 왕부의 안살림을 맡은 소비를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날은 바삐 움직이다가 눈 깜짝할 새에 금방 지나가 버렸다.
* * *
다음 날 이른 아침.
남궁월은 집사어멈에게 몇 마디 지시를 내린 다음 급히 정원 장군부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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