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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화. 그날의 일



555화. 그날의 일

영서가 숨을 깊게 들이마신 다음 입을 열었다.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난 그저 살아 있어서 사는 거였고, 꿈이 있어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내왔을 뿐이에요. 그래서 난 꿈을 이룬 이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이렇게 계속 살아가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지 계속 생각했었어요. 지금 당장 죽더라도 전혀 아쉬움이 없었죠.”

영서의 말을 듣자, 시혁은 더 긴장이 됐다.

영서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시혁을 조용히 응시했다. 그러고는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당신을 만나고 우리 민우를 만나고, 처음으로 내가 누군가에게 있어 필요한 존재라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내가 이 세상에 발 붙이고 살아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에 더불어서 처음으로 내가 나약한 존재이며, 나도 날 위해 살아갈 수 있고 보통 사람들처럼 누군가와 사랑을 속삭이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았죠…….”

영서는 까치발을 들어 시혁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유시혁 씨, 당신과 만난 건 내 삶 속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따뜻한 만남이었어요.

우리, 결혼해요…….”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꽃잎이 흩날리며, 꽃향기가 나른하게 풍겼다. 그리고 그들의 주변에서는 나비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시혁은 영서가 자신에게 입을 맞춘 이후부터 망부석이 되어버렸는지, 딱딱하게 몸이 굳어 있었다.

‘내가 뭘 들은 거지?’

시혁은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영서는 그의 답을 기다리느라 절로 긴장이 되어, 손이 벌써 축축해졌다.

“유시혁 씨, 아직 나한테 대답 안 해 줬어요.”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시혁은 자신을 삼켜버릴 것 같은 커다란 환희에,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여보, 그러진 못할 거 같은데요…….”

‘그러진 못할 거 같다고? 그렇게 못할 거 같다니…… 무슨 말이야?’

시혁의 대답을 들은 영서의 얼굴은 순간 창백해졌다. 영서는 그대로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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