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4화. 정신을 차리다
지연은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결국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 연결음이 꽤 길게 울리더니, 마침내 상대와 연결이 되었다.
졸린 목소리의 목원이 천천히 말을 했다.
- 임지연, 아침부터 나한테 전화한 타당한 이유가 없으면…….
“영서 씨가 안 보여. 영서 씨와 연락할 방법 없어?”
지연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핸드폰 너머로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르다가, 이내 잠에서 번쩍 깨어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 한영서가 안 보이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오늘 <나인> 첫 방송 있어서, 영서 씨한테 SNS에 홍보 좀 해달라고 연락했는데 계속 전화 연결이 안 돼. 집이랑 자주 가는 곳까지 가봤는데 전혀 찾을 수가 없어.”
지연이 빠르게 지금 상황을 설명했다.
- 불 다 꺼놓고 집에서 자고 있는 거 아냐?
목원이 투덜거리며 말했다.
“이렇게나 오래 잔다고? 그리고 핸드폰 확인했으면 바로 연락했을 텐데.”
- 핸드폰 꺼놓고 잔거겠지.
“너 진짜……! 영서 씨한테 무슨 일이 생겼으면 어떡하지? 이렇게나 오랫동안 연락이 안 된 적은 없었어.”
- 너무 앞서나가는 거 아니야? 걔한테 무슨 일이 있겠어!
목원은 어이없다는 듯 말을 하다가, 지연의 초조한 목소리를 듣고 결국 인심 쓰듯 말했다.
- 알겠어. 내가 좀 찾아볼게!
“응. 도와줘서 고마워. 아니면 유시혁 사장님 쪽에 있을 수도 있겠다.”
- 아…….
지연의 말을 듣고 목원이 잠시 멍해졌다.
- 너, 너 우리 삼촌이랑 걔랑 사귀는 거 어떻게 알았어?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얼른 영서 씨 좀 찾아봐. 끊는다.”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른 지연은 피곤한 듯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 * *
목원은 지연과 전화를 끝내고 잠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슬리퍼를 질질 끌고 옆 건물로 향했다.
‘걔가 갈 데가 어디 있었어. 촬영하거나 아니면 데이트나 하겠지…….’
시혁의 저택에 다다랐을 때, 맞은편에서 한 사람이 갑자기 달려오더니 곧 목원과 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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