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화. 민우의 성적
연호는 낮게 욕을 읊조리며 어두운 얼굴로 입술을 깨물었다.
‘분명 그동안 영서가 날 대하는 태도가 매우 누그러졌었는데, 어째서 또다시 이렇게 차갑고 날카로워진 거지?’
이렇게 변덕스러운 영서를 보고 있자니, 연호의 머릿속은 영서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올랐다.
* * *
다음 날 아침.
아래층에서 물건을 들고 들락날락하는 사용인을 보고 영서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영서 아가씨, 이건 사람들이 보낸 생신 선물입니다.”
원 집사가 대답했다.
“생신 선물이요?”
“네, 곧 있으면 유 회장님께서 환갑을 맞이하십니다.”
“어쩐지…….”
영서는 이제야 깨달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환갑연에 초대받은 사람들은 분명 국내 정상급 인사들일 것이며, 초대받을 자격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과 유씨 집안에 아부하고 싶은 사람들은 당연히 이 기회를 빌려 온갖 선물을 준비했을 것이다.
그때, 시혁이 침실에서 나오며 말했다.
“깼어요? 어젯밤 잘 잤어요?”
영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혁에게 물었다.
“아버지께서 곧 생신이신가 봐요?”
“네.”
영서는 머리를 움켜잡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럼 그때 가서 민우도 잔치에 참석해야겠네요?”
시혁은 영서가 걱정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 대답했다.
“2년 전부터 민우 상태가 별로 안 좋아서 그런 큰 잔치에는 참석하지 않았었습니다. 올해도 상황 봐서 정할 거예요. 그리고 만약 가더라도 그냥 간단히 얼굴만 비출 겁니다.”
영서는 시혁의 말을 듣자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
“요즘 일도 바쁘실 텐데……. 저는 오늘 오후에 아무 일도 없어요. 오늘은 제가 민우를 유치원에 데려다줄까요?”
영서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어느새 민우가 다다다 뛰어와 영서의 다리를 끌어안고는, 고개를 올려 환한 얼굴로 영서를 쳐다보았다. 이미 영서 이모가 자신을 유치원에 데려다줄 거라는 말을 들은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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