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화. 내가 그와 하룻밤을 자더라도
교외, 새론이 새로 산 별장.
새론은 와인 잔을 손에 들고 분한 듯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 그러고는 손에 든 잔을 상희에게 던지며 매우 음침하게 말했다.
“오늘 저녁에 있던 일, 당장 소이수한테 가서 밝혀!”
“알겠어!”
상희는 조심스럽게 술잔을 건네받고 새론을 살짝 떠보며 입을 열었다.
“그런데 사실 일회성 파티니까 그렇게 화낼 필요 없을 거 같아…… 유시혁도 그냥 유지훈 체면 차려 주기 위해서 그런 거겠지.”
새론은 분노가 일렁이는 눈빛으로 상희를 노려보았다.
“나도 다 알고 있어! 그게 아니면 설마 유시혁이 한영서를 마음에 들어 했을까 봐?”
상희는 무언가 말을 하고 싶었지만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꺼져! 언니만 보면 더 짜증나!”
상희는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새론이 오늘 완전 폭발했기에 만약 여기 조금만 더 있다가는 봉변을 당할 것 같았다.
상희는 뭘 하든 하지 않든 새론에게 질타를 받으므로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게다가 요즘엔 순조롭게 진행되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상희가 떠난 뒤, 새론은 와인병에 있던 와인을 다 마신 뒤 욕실로 들어가 욕조에 장미와 물을 받아 놓고 목욕을 했다. 그리고 얇은 원피스 잠옷으로 갈아입었다.
잘 준비를 다 한 뒤, 새론은 방 중앙에 있는 커다란 침대 위에 누워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새론이?
핸드폰 너머로 부드러운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호 오빠…….”
- 시간도 늦었는데 왜 아직 안 자고?
“연호 오빠 나 너무 힘들어…….”
- 힘들어? 왜? 내가 그쪽으로 갈까?
“응, 와줘. 나 지금 내 별장에 혼자 있어…….”
- 기다려, 곧 갈게.
전화를 끊은 뒤 새론은 핸드폰을 집어 던지고, 침대 옆 서랍에서 작은 크리스털 병을 꺼내 비싼 오일을 손바닥에 묻히고는 자신의 몸에 발랐다.
잠시 후 집 밖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났고, 곧이어 저 멀리 들렸던 급한 발소리가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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