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총애를 받고 뇌물을 받다 (4)
당염원은 동굴 입구에서 들어왔던 길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뱀 괴물이 있는 방향으로 향했다. 그러자 그녀의 발아래 수많은 뱀의 사체들이 모두 한 줌의 재로 변해 지면이 울퉁불퉁하게 보였다. 보는 이의 모골을 송연하게 하는 끔찍한 광경이 마치 흰 눈이 날리는 것처럼 보였다.
“주인님?”
뱀 괴물에 점점 가까워지자 전창전이 그녀를 불렀다.
당염원은 조금도 발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둘의 눈앞에 있던 거대한 뱀 괴물이 조금씩 작아지더니, 마지막엔 두 사람 정도의 길이에 허벅지 굵기쯤 되는 구렁이 크기가 되어 땅 위에 엎드려 있었다. 뱀은 당염원이 자신의 앞에 이르러서야 뒤를 따랐다. 뱀은 항상 당염원과 한 걸음 정도의 거리를 유지했고 전창전의 한 걸음 앞에 위치했다.
전창전의 눈 속에 놀라움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눈앞의 당염원을 바라보다가 크기가 작아진 뱀 괴물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러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보아하니 이 뱀은 당염원에게 길들여진 것 같았다. 그렇다면 더 이상 그녀를 해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 그 이상의 일들은 부하인 그가 물어선 안 되는 것이었고, 물을 필요도 없었다.
한 걸음 앞에서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뱀 괴물은 고개를 돌려 전창전을 바라보았다. 눈에는 핏빛이 반짝였다. 뱀은 아래턱을 가볍게 살짝 들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당염원의 뒤를 따라갔다.
전창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그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이 뱀 괴물은 분명 그를 무시하고 도발했다. 마치 사람 같은 오만한 동작, 특히 아래턱을 치켜올리는 동작은 화려한 옷을 입은 부잣집 도련님을 떠올리게 했다. 또한 높은 곳에서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신의 얼굴을 형상화한 것 같았다.
게다가 뱀 괴물이 딱 당염원의 한 걸음 뒤, 자신의 한 걸음 앞에 위치해 있는 것을 보니 전창전은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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