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8화. 다시 만나다 (1)
이른 아침, 장 태후는 조회에 수렴청정을 하러 나갔다. 문무백관 중 늘 늦잠을 자는 선평후 외에 모두 모였다. 새로 취임한 국자감 좨주와 천하병마 대원수도 자리에 있었다.
장 태후는 가림막 뒤에 우아하게 앉아 있었다.
조회 시간이 다가오는데 황제가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대신들이 수근거리기 시작했다.
“폐하는 어찌 아직도 안 오셨소?”
“잊어버리신 건가? 용체가 불편하신가?”
후궁에 빠져 다시 조회에 오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 황제는 최근 단약에 빠져 있어 이 년 동안 잠자리를 하지 않았다.
혹은 장 태후 때문에 화병이 난 건가?
그럴 만도 했다. 장 태후가 조정에 돌아온 첫날부터 천하병마 대원수를 책봉해 강제로 선평후의 병권을 앗아갔으니, 황제가 화병이 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했다.
그러나 황제가 이런 모습을 보일수록 대신들은 태후의 세력이 막강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기게 되었고, 자신도 모르게 태후의 발밑에 굴복했다.
대신들이 복잡한 마음으로 서성이고 있을 때, 금란전 밖에서 위 공공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황제 납시오!”
그러자 문무백관은 홀대를 들고 길 양쪽에 무릎을 꿇었다.
황제는 당당한 걸음으로 대전의 중앙까지 걸어들어와 계단에 오른 뒤, 용의에 앉기 전에 뒤편에 있는 태후를 향해 공수례를 올렸다.
“모후, 아들이 늦었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장 태후는 여유 있게 그를 한번 쳐다보았다. 순간 그녀의 눈빛에서 놀라움이 스쳐 지났다.
“오셨으면 됐습니다.”
황제가 미소를 지었다.
“모후, 실망하신 건 아니시지요?”
장 태후는 턱을 들어 올리고 담담하게 말했다.
“황제, 과한 말씀이오. 황제가 오지 않으면 오히려 걱정이 되겠지요. 황제의 옥체가 건강한 것을 확인했으니, 이제 조회를 시작합시다.”
황제가 냉소를 지으며 용의에 앉는 순간, 천자의 권위가 기세등등하게 흘러나갔다.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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