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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1화. 후기 (2)

1081화. 후기 (2)

고가는 그동안 가세가 더 많이 기울었다. 고 노어르신이 세상을 떠나고 지저분한 노점이 하나 남았는데 장방과 이방이 나눠 가졌다.

고대순의 과거 시험도 순조롭지 않았다. 그리고 소육랑이 장원에 급제했다는 소문이 마을에 퍼지자, 그는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그 뒤로 번번이 시험 결과가 좋지 않았으며 가족들은 그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빚만 잔뜩 떠안았다.

그는 하는 수 없이 진에 가서 서당의 스승으로 일을 해야 했다. 자부심이 강한 사람이라 아이들을 대충 가르치는 바람에 여기저기서 해고를 당했고 이제 그를 데려가려는 서당이 없었다.

이방은 당시 고이순이 과거에 급제하리라는 야무진 꿈을 꾸고 있었다. 그래서 고소순을 팔아서 얻은 스무 냥을 전부 고이순에게 썼지만, 그 돈은 날려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소순아! 우리는 네 친부모님이다! 우리에게 이렇게 하면 안 되지! 천도에 어긋나는 일이야! 우리가 관아에 신고할까 봐 두렵지도 않니! 불효자라는 딱지로…… 어떻게 관직을 지키려고! 여기 왕법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저놈은 내 아들이야! 내 친아들이라고!”

고소순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이 집안의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었으며 이방이 고소순을 팔아버렸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어느 집안의 팔려간 아이가 다시 돌아와서 부모를 모시고 후사를 책임지겠는가?

정말 염치없기 짝이 없지!

고소순은 마을에서 오래 머물지 않고 진운을 데리고 삼숙과 숙모에게 제사를 올리고 향을 피웠다. 그리고 고교, 소육랑과 정공을 대신해 절을 올렸다.

실은 고교도 방에다 고가 삼방의 신주를 모시고 있었으며 매년 기일이 되거나 청명(清明), 명절 때마다 제사를 지냈다.

고교가 전쟁에 나가 집에 없으면 소육랑이 향촉과 종이돈을 사 와서 제사를 지냈다.

* * *

고소순은 사월에 경성에 돌아왔다.

경성에 도착할 때쯤, 진운이 갑자기 쓰러지는 바람에 고소순은 다급하게 사람을 보내 경성에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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