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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

씨앗 상점 본부.

"왜 소식이 없지?"

씨앗 상점에 팔기 위해 열심히 용과를 만들고 있던 용의 신 미르나가 약간 기운 빠진 목소리로 말했다.

최근에 세준이 비전투신 중 막내인 젤리의 신 포의 초월급 씨앗을 발아시켜 주며 포는 많은 신성력과 신전을 얻었고

"언니오빠들 이제부터 제가 쏠게요!"

그동안 신성력을 받기만 했던 미안함에 보답하려는 듯 다른 비전투신들에게 신나게 신성력을 나눠주고 다녔다.

그리고

부럽다···

그걸 부러운 눈으로 지켜만 봐야 했던 미르나.

그래서 오매불망 세준이 용과를 수확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이 초월급 씨앗을 발아시켜 용과를 수확했습니다.]

[수확 보상으로 신성력 5만을 획득했습니다.]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이 당신을 위해 신전을 지었습니다.]

[신성력이 100 상승합니다.]

[신전의 위치가 창조신의 비석 옆이라 창조신의 가호를 받아 얻는 신성력의 양이 2배로 늘어납니다.]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의 소작농인 버섯개미 3000마리가 당신의 신전을 목격합니다.]

[신성력이 0.6 상승합니다.]

···

..

.

"오! 역시 박세준! 믿고 있었다고!"

용의 신 미르나가 메시지를 보며 감격했다.

초월급 씨앗은 일반 씨앗과 다르게 씨앗이 자라 수확할 때 많은 신성력을 얻을 수 있다.

거기다 그렇게 그토록 바라던 신전까지.

믿투박은 항상 옳았다.

"호호호. 조금만 기다려라."

이것만 만들고 빨리 신성력 뿌리러 나가야지!

미르나가 힘차게 용과를 만들기 시작했다.

***

수확제 6일 차 아침.

"읏차."

오늘도 힘차게 잠에서 깬 세준.

[이노스의 주민 10만이 당신을 이노스의 수호신으로 추대합니다.]

[이노스의 수호신이 되기에는 신격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당신을 대신해 이노스의 수호신이 될 대리 수호신을 지정해 주십시오.]

[대리 수호신은 언제든 자격을 박탈할 수 있습니다.]

눈앞에 이상한 메시지가 보였다.

"응? 내가 수호신이라고?"

갑자기 무슨 소리야?

거기다 대리 수호신이라니···

"흠."

일단 주는 걸 거절할 이유는 없지. 그럼 누굴 대리 수호신으로 지정하지?

세준이 고민에 잠길 때

[주인님, 좋은 아침이요!]

세준이 일어난 걸 발견한 불꽃이가 반갑게 아침 인사를 했다.

"응. 좋은 아침. 밤에 심심하진 않았어?"

[네! 세준 님 손바닥 위에 있으니까, 하나도 심심하지 않았어요!]

오늘도 이쁜 말만 하는 불꽃이.

냥···

낑···

세준은 아직 자는 테오와 까망이 패밀리를 챙겨 일어난 후

"우리 밖에 나가서 햇볕 쬐자."

[네!]

불꽃이에게 해를 쬐어 주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어?!"

슬라임?!

거대한 슬라임을 발견했다. 갑자기 산이 하나 생긴 것 같은 엄청난 크기.

하지만

"엥? 아니네?"

자세히 보니 수백만 조각의 슬라임 고기가 쌓여 있는 거였다.

"흐흐흐. 이게 웬 고기지?"

헤벌쭉 웃으며 고기를 향해 가까이 다가간 세준.

"응?"

[세준 님, 고기 맛있게 드세요. - 뱃뱃이가]

뱃뱃이가 한글로 또박또박 쓴 간판을 발견했다.

"우리 뱃뱃이가 구해온 거였구나?"

뱃뱃이를 칭찬해 주고 싶은 세준.

그러나

근데 우리 뱃뱃이가 어디에 있지?

세준의 능력으로는 은신 상태인 뱃뱃이를 찾을 방법이 없었다.

"테 부회장, 뱃뱃이 어디 있어?"

"뱃뱃이 말이냥?"

잠시 세준의 몸을 타고 돌아다니던 테오.

"푸후훗. 박 회장, 뱃뱃이 여기에 있다냥!"

세준의 뒤통수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 뱃뱃아, 고마워."

세준은 자신의 뒤통수를 쓰다듬으며 감사를 전했다.

그러자

(베헤헤···)

제대로 쓰다듬은 게 맞는지 뱃뱃이의 웃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그렇게 세준이 뱃뱃이를 쓰다듬어 주고 있을 때

쿠어어엉!

꾸엥!꾸엥!

[고기다요! 엄청 많은 고기다요!]

분홍털과 분홍털의 앞발을 잡고 오던 꾸엥이가 고기를 발견하며 흥분했다.

잠시 후.

"흐흐흐. 얘들아, 많이 먹어."

세준이 슬라임 고기로 수육, 두루치기, 짜글이, 돈가스 등등 여러 요리를 가득 담은 냄비들을 취사장 밖으로 옮기며 말했다.

"세준 1호, 이번에는 탕수육 만들어줘."

끄덕.

세준의 말에 탕수육을 만드는 세준 1호.

그렇게 세준 1호가 탕수육을 만들자

우웅.

세준이 탕수육 재료에 마력을 불어 넣어 엄청난 양의 탕수육을 만들기 시작했다.

세준 1호와 세준이 같다고 판단하는지 세준 1호가 1시간 내에 만든 요리도 세준의 마스터 레벨 요리 스킬로 다시 만들 수 있었다.

덕분에 세준은 요리를 하지 않고 편하게 음식을 찍어냈고 모두들 아침부터 푸짐하게 먹었다.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배부르다요! 꾸엥이 이제 못 먹는다요!]

"우헤헤. 저도요···너무 배부르네요."

그렇게 마지막까지 숟가락을 내려놓지 않던 꾸엥이와 유렌이까지 배를 두드리며 포만감을 즐기고 있을 때

[씨앗 상점이 열립니다.]

세준의 앞에 나타나는 메시지.

13번째 씨앗 상점이 열렸다.

[박세준 님의 등급은 초월입니다.]

[오늘 판매할 초월급이 포함된 씨앗 7종이 랜덤으로 보여집니다.]

[현재 등급에서는 500탑코인 안에서 씨앗을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습니다.]

[풍요의 씨앗(초월급) - 350탑코인 +세계의 기운 1000피스]

[스타푸릇 씨앗(초월급) - 100탑코인+세계의 기운 250피스]

[도토리 씨앗 100개 - 40탑코인]

[단호박 씨앗 20개 - 30탑코인]

[땅콩 씨앗 100개 - 10탑코인]

···

..

.

"일단 초월급 씨앗 2개는 무조건 사고, 그럼 50탑코인 남으니까···도토리 사야지."

초월급 씨앗 2가지를 뺀 다섯 가지 씨앗 중 세준이 없는 씨앗은 도토리뿐이었기에 세준은 도토리 씨앗을 사기로 했다.

세계의 기운은 삐욧이와 유렌이 멸망의 사도와 싸우며 챙긴 코인과

-멸망의 사도 코인?

-그건 멸망의 사도 녀석들의 모습이 새겨져 재수 없어서 다 버렸는데?

-앞으로 그거랑 술을 바꿔준다고?!

-진짜?! 어디 모아둔 게 있을 텐데···

저번 씨앗 상점 거래 후 용들에게 세준이 부탁한 후 용들이 요르문간드를 처치하고 챙긴 코인 덕분에 부족하지 않았다.

"이렇게 3개 살게."

세준이 씨앗을 구매하자

[총 490탑코인과 세계의 기운 1250피스를 지불해 풍요의 씨앗, 스타푸릇 씨앗, 도토리 씨앗을 구매합니다.

[씨앗 은행 박세준 님의 계좌에서 총 490탑코인이 빠져나갑니다.]

[씨앗 상점 마일리지 4900점이 적립됩니다.]

[씨앗 상점 마일리지가 1만 1점 적립됐습니다.]

[세계의 기운 1250피스를 지불했습니다.]

[씨앗 상점 쿠폰 1250장이 지급됩니다.]

[현재 교환할 수 있는 상품은 씨앗 상점 씨앗 교체권(500장)과 씨앗 상점 랜덤 기간 단축권(100장)입니다.]

[씨앗 상점 쿠폰이 100장 이하가 되도록 상품을 교환해 주십시오.]

"씨앗 상점 씨앗 교체권 1장이랑 랜덤 기간 단축권 7장으로 교환할게."

교체권은 호기심으로 하나. 나머지는 씨앗 상점 랜덤 기간 단축권에 몰빵했다.

흐흐흐. 이번에는 테 부회장이 내 옆에 있다고!

아마 몇 분 후에 씨앗 상점이 다시 열릴지도 몰랐다.

[씨앗 상점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30일 후에 다시 씨앗 상점 Lv. 4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씨앗 상점이 닫히자 세준에 손에 나타난 씨앗 주머니 3개와 흰색 쿠폰 1장, 노란색 쿠폰 7장.

"흐흐흐. 테 부회장, 간다!"

"푸후훗. 좋다냥! 어서 가자냥!"

세준은 진짜 어디 가는 줄 아는 테오의 두 앞발을 두 손으로 쥐고

찌익.

과감하게 씨앗 상점 랜덤 기간 단축권을 찢었다.

483화. 이걸 수락했어?!

[씨앗 상점 랜덤 기간 단축권을 사용했습니다.]

[다음 씨앗 상점 열리는 날이 10일 단축됩니다.]

[다음 씨앗 상점이 20일 후에 열립니다.]

단축권을 찢자, 당연하게도 가장 운이 좋아야 나오는 10일이 나왔다.

역시 테 부회장!

세준이 메시지를 보며 흥분했다.

이 기세로 단축권 2장만 더 쓰면 씨앗 상점을 지금 당장 다시 열 수 있다.

"흐흐흐. 테 부회장, 다시 간다!"

"푸후훗. 좋다냥! 박 회장과 함께면 다 좋다냥!"

신이 난 세준과 세준이 신이 나서 신난 테오.

흐흐흐. 온 우주가 날 도와주는 기분이야.

세준은 가슴이 충만해지는 걸 느끼며

찌익.

다시 단축권 한 장을 찢었고, 이번에도 10일을 단축했다.

흐흐흐. 좋아. 이제 단축권 한 장만 더 찢으면 씨앗 상점 리오픈인가?

세준이 웃으며 새로운 단축권을 집었다.

그때

[부정행위가 발견됐습니다.]

불길한 붉은 글씨의 메시지가 나타났다.

부정행위?!

[두 존재가 교환권 하나를 같이 사용했습니다.]

[부정행위로 간주합니다.]

[부정행위로 인해 얻은 씨앗 상점 랜덤 기간 단축권의 혜택을 전부 무효 처리됩니다.]

[다음 씨앗 상점이 30일 후에 열립니다.]

[부정행위에 대한 페널티로 소유한 씨앗 상점 랜덤 기간 단축권 7장을 전부 압수합니다.]

[부정행위를 할 수 없도록 씨앗 상점 랜덤 기간 단축권의 내용이 수정됩니다.]

시스템이 다시 세준을 억까하기 시작했다.

"야! 이런 게 어딨어?!"

단축권 7장 압수는 선 넘었지!

혜택이 무효가 된 것보다는 안 긁은 복권인 단축권을 압수당한 것에 더 열받은 세준이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사납게 외쳤지만

······

시스템은 자신의 볼일이 끝났다는 듯 대답이 없었다.

그리고

"하악! 하악! 위대한 박 회장을 화나게 했다냥! 거기다 감히 위대한 박 회장과 이 몸의 팀플레이를 부정행위라고 한거냥?! 용서할 수 없다냥!"

우리는 하나다냥!

세준과 다른 이유로 시스템에 분노한 테오.

"시스템을 탄핵하겠다냥!"

시스템을 탄핵시키려 했지만

[시스템은 탄핵할 수 없는 대상입니다.]

시스템은 탄핵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싫다냥! 그래도 탄핵이다냥!"

분노한 테오는 물러서지 않고 시스템을 계속 탄핵시키려 했다.

"탄핵이다냥!"

[시스템은 탄핵할 수 없는 대상입니다.]

"탄핵이다냥!"

[시스템은 탄핵할 수 없는 대상입니다.]

···

..

.

서로 같은 말만 하는 테오와 시스템.

그렇게 수십 번의 말이 오갔을 때

[시스템 수정은 시스템 접근 권한이 있는 존재만 가능합니다.]

시스템이 갑자기 다른 대답을 했다.

"그게 누구냥?!"

탄핵시켜버리겠다냥!

[현재 시스템에 접근 가능한 존재가 없습니다.]

"냥?! 없냥?! 그럼 어떻게 접근 권한을 얻냥?!"

[시스템 접근 권한을 얻기 위해서는···]

[허락되지 않은 루트로 시스템에 접근했습니다.]

[시스템 접근을 차단합니다.]

"냥?! 말하다 끊는 게 어디 있냥?! 알켜달라냥!"

그렇게 테오가 시스템과 실랑이를 하는 사이

[너는 밭이다 Lv. 8가 발동합니다.]

[멸망의 사도 7좌 산을 부수는 바위 쿠루거의 몸에 도토리 씨앗을 심었습니다.]

···

..

.

"흥흥흥."

그새 화가 풀린 세준은 콧노래를 부르며 아공간 창고에 들어가 열심히 도토리 씨앗 100개를 심고 있었다.

뿌드득.

빠르게 자라나는 도토리 씨앗들.

세준은 도토리 씨앗이 나무로 자라는 걸 기다리며

"흠."

[풍요의 씨앗]

???

수확을 해야 옵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타푸릇 씨앗]

???

수확을 해야 옵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개의 초월급 씨앗을 살펴봤다.

역시나 이번에도 씨앗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다.

이것도 심어봐야 소용없겠지?

초월급 씨앗은 특별한 발아 조건을 달성하지 않으면 발아하지 않기에 세준은 일단 발아 조건부터 찾기 시작했다.

풍요의 씨앗은···

"풍요랑 연관이 있을 테니···."

세준은 풍요의 씨앗 주변에 많은 물, 많은 영양분, 많은 햇빛이 있는 곳에 두어 한참 동안 상태를 살폈지만, 반응이 없었다.

그럼 스타푸릇은···

"스타면? 별인가?"

이름에 별이 있으니, 별빛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작스, 이것 좀 별빛이 잘 비추는 곳에 놔줘."

항상 밤인 하얍탑에서 별빛을 받도록 스타푸릇을 놔둬 봤다.

1시간 후

[하얀탑의 노예가 스타푸릇 씨앗이 전혀 변한 게 없는데 계속 놔두냐고 묻습니다.]

"아니. 아작스 봉인은 했어?"

[하얀탑의 노예가 그렇다고 말합니다.]

"알았어. 지금 소환할게. 아작스 소환."

세준은 오랜만에 아작스와 점심을 먹기 위해 검은 거탑 99층으로 소환했고

봉인된 아작스가 스타푸릇 씨앗을 들고 세준의 앞에 나타났다.

"세준이 형! 보고 싶었어!"

아작스는 나타나자마자, 반가움에 힘차게 날아 세준을 향해 돌진했다.

퍽!

꽤 강한 충격이었지만, 세준은 아파하지 않았다. 공격력을 25% 줄여주는 평화의 축복 덕분.

"아작스, 잘 지냈어?"

"응! 형!"

세준이 아작스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취사장으로 향하자

낑!낑!

[야! 집사 1호, 위대한 까망이 님이 배고프다고! 빨리 밥 내놔!]

취사장 안에서 까망이가 세준 1호에게 밥을 요구하며 열심히 짖고 있었다.

물론 세준 1호는 까망이에게 음식을 주지 말라는 세준의 지시가 있었기에 까망에게 음식을 주지 않았고

낑?!

[집사 1호가 안 주면 내가 못 먹을 줄 알고?!]

뽈짝.뽈짝.

바닥에서 의자로, 의자에서 식탁으로 점프해 올라간 까망이.

끼히힛.낑!낑!

[히힛. 이제 이건 내 거야! 까르르, 너도 챙겨!]

깍!

덥석.

까망이가 까르르와 세준 1호가 만들어 둔 군고구마 말랭이 3개, 1개를 물고 도망쳤지만

"잡았다. 요놈."

낑···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가만히 있어."

슬링백 안에 유배됐다.

그렇게 까망이와 부하들을 슬링백 안에 넣은 세준.

"세준 1호, 아작스가 좋아하는 핫케이크 만들어줘."

끄덕.

세준 1호에게 핫케이크를 굽게 했고 세준은 핫케이크가 만들어지자마자

"합!"

우웅.

세준은 재료에 마력을 넣어 수천 장의 핫케이크를 찍어 냈다.

잠시 후.

후루룩.

"크으. 좋다."

점심을 먹은 세준은 아작스를 하얀탑으로 돌려보내고 꾸바리스타가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행복해하고 있었다.

그리고

꾸헤헤헤.

옆에서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용돈주머니에 돈을 넣는 꾸엥이.

커피는 공짜가 아니었다. 꾸엥이가 커피를 1번 내려줄 때마다 용돈으로 10탑코인을 주기로 했다.

그렇게 세준이 커피를 마시며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을 때

[잠시 후 수확제의 세 번째 대회인 포도주 마시기 대회가 시작됩니다.]

[대회 참가를 원하는 참가자들은 탐스러운 포도송이 제단 앞으로 모여주세요.]

포도주 마시기 대회의 참가 신청을 받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참가 신청까지 남은 시간 - 4시간 59분 59초]

술 마시기 대회라 그런지 대회 시작 시간이 저녁이었다.

"참가."

세준이 탐스러운 포도송이 제단에 참가 신청을 하고 뒤돌아서자

[당신을 대신해 이노스의 수호신이 될 대리 수호신을 서둘러 지정해 주십시오.]

나타나는 메시지.

"아."

씨앗 상점 때문에 깜빡하고 있었네.

근데 누구로 하지?

세준은 대리 수호신을 누구로 할지 다시 고민에 빠졌다.

그때

[대리 수호신을 지정하지 않아 이노스의 멸망이 1% 빨라집니다.]

[이노스의 대리 수호신을 지정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멸망 속도가 더욱 빨라집니다.]

세준을 재촉하듯 메시지가 다시 나타났다.

처음에는 자신들을 지켜줄 수호신이 없다고 믿었던 이노스족. 뱃뱃이에 의해 세준을 수호신으로 믿으며 희망을 품게 됐다.

그러나 수호신의 응답이 없자, 그들은 간신히 갖게 된 희망을 잃으며 빠르게 자멸하고 있었다.

어?!

"레아! 풍요의 신 레아 님을 대리신으로 지정할게!"

이노스가 멸망한다는 말에 세준은 엉겁결에 신 중 유일하게 직접 대화를 나눈 적 있는 레아를 대리 수호신으로 임명했다.

언제든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고 했으니 괜찮겠지?

그렇게 세준이 레아를 대리 수호신으로 지정하고

[이노스의 대리 수호신과의 배분을 어떻게 할까요?(최소 배분 1)]

"당연히 최소 배분이지. 1로 할게."

배분도 정하자

[풍요의 신 레아에게 배분 99대 1의 조건으로 이노스의 대리 수호신직을 제안합니다.]

레아에게 제안이 보내졌다.

"어?!

9대1이 아니라 99대1이었어?

당연히 9대1이라고 생각한 세준은 메시지를 보며 당황했다.

"퇴짜맞겠네."

그것보다 무례한 제안을 보냈다고 화내는 거 아냐?

레아가 거절하면 바로 배분을 10으로 올려 다시 제안할 생각을 하며 세준은 메시지를 기다렸다.

그러나

[풍요의 신 레아가 이노스의 대리 수호신직을 수락합니다.]

[풍요의 신 레아가 박세준을 대신해 이노스의 대리 수호신이 됐습니다.]

세준의 예상과 다르게 레아는 세준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노스의 대리 수호신이 됐다.

"어?!"

이걸 수락했어?! 99대1의 조건을?!

세준이 레아의 승낙에 어이없어할 때

[신을 고용하는 위대한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위대한 업적 보상으로 이명 : 신을 부리는 자를 획득했습니다.]

[위대한 창조의 업적 보상으로 이후 검은 거탑 0층 체류 비용이 1% 감소합니다.]

[대리 수호신을 지정한 덕분에 이노스의 비공식 수호신이 되었습니다.]

[비공식 수호신이 되기에도 신격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나타나는 메시지.

당연했다.

'턱없이'가 아니라 세준은 신격이 전무했으니까.

그리고

[비공식 수호신이 되기 위해 권능 : 신격이 조금 섞인 신혈을 부여합니다.]

시스템은 세준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지 강제 조치를 취했다.

[몸의 혈액을 신격이 조금 섞인 신혈로 교체합니다.]

뭐?! 혈액을 교체한다고?!

세준은 메시지를 보자 몸이 떨려왔다.

이거 진짜 아플 것 같은데···

뼈를 교체해 본 경험에 미루어 볼 때 엄청 아플 것 같았다.

"으아악!"

실제로 엄청 아팠다.

세준이 비명을 지르다 기절하자

"박 회장, 힘내라냥!"

꾸엥!

[아빠 힘낸다요!]

테오와 꾸엥이는 세준의 몸을 마사지하며 혈액 순환을 도왔고

낑!

[야! 코어 좀 사용하라고!]

까망이는 앞발로 세준의 가슴을 팡팡 두드리며 세준의 심장과 코어를 자극했다.

끼히힛.낑.낑.

[히힛. 집사 녀석 이번에는 피도 좀 강하게 만들어 줘야지. 까르르, 코어 좀 가져와.]

깍!

까르르가 비밀창고에 까망이가 숨겨놨던 정화된 코어 조각들을 가져왔다.

***

씨앗 상점 본부.

"레아 님, 축하드려요."

"응. 너도 스타푸릇 팔린 거 축하해. 밀키."

헤헷. 믿고 있었다고! 박세준!

씨앗 상점에서 풍요의 씨앗이 팔리며 비전투신들에게 축하를 받는 레아.

이제 세계의 기운 8912피스만 더 모으면 세상을 창조해서 그곳의 수호신이 될 수 있어!

레아가 각오를 다지며 주먹을 불끈 쥘 때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이 배분 99대 1의 조건으로 이노스의 대리 수호신직을 제안합니다.]

레아의 앞에 세준이 보낸 메시지가 나타났다.

"헉!!!"

레아는 메시지를 보자 놀람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수천 곳의 수호신도 해봤던 레아지만, 그 세상들은 모두 멸망했다.

그리고 지금은 신전 하나에 행복해하는 신세.

그런데···

나한테 세상 이노스를 맡긴다고?!

비록 대리 수호신이지만, 세상의 수호신이 될 수 있다는 건 엄청난 기회였다.

이노스를 잘 운영해 세력이 강해질수록 추가로 신성력이나 권능, 여러 가지 혜택을 얻을 수 있기 때문.

거기다 배분도 1이나 준다고?!

숫자는 적지만, 신전에서 얻는 것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많은 신성력이다.

과거의 자신은 배분 없이 세력을 키워 얻은 혜택을 조건으로 대리 수호신을 고용했는데···

역시 박세준은 관대했다.

"수락."

레아가 세준이 혹시 다른 신에게 대리 수호신 제안을 보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둘러 수락했다.

그리고

"믿투박!!!"

레아가 목놓아 환호의 구호를 부르기 시작했다.

484화. 잡종이라뇨?!

히힛. 그 동안 의심 받을까 봐. 못 먹였는데, 오늘 다 먹여야지.

모아둔 코어 조각을 먹이고 간단히 세준의 권능이나 강화하려던 까망이.

그때

쾅!쾅!

낑?!

[이게 뭐야?!]

세준의 몸에서 강한 거부 반응이 일어났다.

권능 : 튼튼한 어린 용의 통뼈에 담긴 용의 기운과 권능 : 신격이 조금 섞인 신혈에 담긴 신의 기운이 서로 충돌한 것.

인간의 몸에 용의 뼈를 심는 건 용의 격이 한참이나 높았기에 큰 저항 없이 가능했지만

신은 용과 비슷한 격을 가진 존재였고 두 기운은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밀어내고 있었다.

이렇게 있다가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세준의 몸이 위험한 상황.

하지만

낑!낑!낑!

[이것들이! 너희들 때문에 우리 집사 아프잖아! 사이좋게 지내!]

까망이가 코어를 이용해 두 기운을 강제로 잠깐 동안 화해시켰다.

모든 기운을 삼켜 자신의 기운으로 만드는 게 까망이의 특기.

그리고 세준은 그런 까망이의 코어를 가지고 있기에 용과 신의 기운이 충돌하지 않게 만드는 건 까망이에게 너무도 쉬웠다.

끼히힛.낑!

[히힛. 좋아! 이건 군고구마 말랭이 30개짜리였어!]

그렇게 두 권능의 충돌을 막아내는 엄청난 일을 하고 세준에게 군고구마 말랭이 30개를 받아낼 하찮은 생각을 하는 까망이.

그때

깍!깍?

(까망이 님, 코어 가져왔습니다! 더 가져올까요?)

까르르가 입에 하나, 양발에 하나씩 집어 총 3개의 코어 조각을 가져왔다.

낑!

[당연하지! 계속 가져와!]

깍!

(네!)

두 기운을 확실하게 누르려면 집사의 코어가 더 강해야 해!

서로를 밀어내려는 용과 신의 기운을 중간에서 막으려면 코어가 더 큰 힘으로 균형을 잡아줘야 했다.

낑!

[집사야 삼켜!]

테오와 꾸엥이가 세준의 몸을 주무르느라 정신이 없는 틈에 까망이가 세준의 입에 코어 조각을 넣고

빡.

꿀꺽.

앞발로 눌러 삼키게 했다.

그렇게 3개의 코어 조각을 세준에게 삼키게 하고 다음 코어 조각을 기다리는 사이.

낑?!

[이건 또 뭐야?]

까망이의 눈에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세준의 그림자가 슬금슬금 움직이며 세준의 몸을 덮으려 했다.

감히! 내 집사의 몸을 뺏으려고?!

낑!

[엄돌이랑 꼬미가 가서 정리해!]

"네!"

끼룩!

까망이의 지시를 받은 엄돌이와 꼬미가 세준의 그림자에 접촉하자

부들부들.

갑자기 요동치는 세준의 그림자.

잠시 후.

"위대한 까망이 님, 잡아 왔습니다!"

엄돌이가 자신보다 큰 검은색 돌을 머리에 지고 까망이에게 가져왔다.

그리고

-펜릴 님, 살려주십시오!

까망이를 보자마자 검은색 돌. 아니. 어둠의 신 다크의 심장이 살려달라고 외쳤다.

***

대략 3달 전.

'하아. 세준 님은 대체 언제 강해지는 거야?'

세준이 어서 강해져 봉인 풀기를 기다리던 어둠의 신 다크의 심장.

지겹다···

깜빡 잠들어 버렸다.

그리고

'어?! 세준 님, 왜 이렇게 강해졌어?!'

이 정도면 봉인을 10%는 풀 수 있겠는데?!

보름 전 잠에서 깬 다크의 심장은 괄목상대한 세준의 상태를 보며 기뻐했다.

하지만

어?! 세준 님 몸에 왜 용뼈가?

세준의 몸에 자리한 용뼈가 어둠의 신 다크의 심장이 세준에게 접근하려는 걸 막았다.

굴러 온 돌 주제에! 세준 님은 내꺼야!

세준의 몸을 차지하기 위해 용뼈와 한바탕 하려던 어둠의 신 다크의 심장.

그러나

끼로롱.

펜릴이 왜 여기 있어?!

세준의 가슴에서 잠든 까망이를 발견하고는 절대 들키지 않게 아주 조용히 숨죽여 지냈다.

본체가 펜릴에게 먹혀 봉인됐기에 다크의 심장은 귀여운 까망이의 겉모습에 속지 않았다.

세준 님한테 알려야 해!

-세준 님, 이놈 위험한 놈이에요! 멸망의 사도 1좌 신을 사냥하는 늑대 펜릴이라고요!

다크의 심장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세준에게 까망이의 정체를 일러바치려 했지만

아! 좀 비키라고!

용뼈 때문에 세준과 대화를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번번이 실패하던 다크의 심장.

'이건 신혈?!'

세준의 몸에 신혈이 주입되자

기회야!

신혈과 힘을 합쳐 용뼈를 밀어내려다 까망이에게 걸려 엄돌이와 꼬미에게 잡혀 온 것이었다.

까망이에게는 정말 다행이었다.

그리고

얘가 집사한테 내 정체를 이르면 어떻게 하지?

자신의 정체를 아는 다크의 심장을 보며 고민에 빠진 까망이.

끼히힛.낑!낑!

[히힛. 이러면 되겠다! 이리 와!]

까망이가 어둠의 신 다크의 심장과 연결된 다크의 영혼을 풀어주고

낑!

[이제 자유니까, 돌아가!]

다크의 심장에서 다크의 사념을 빼내 본 영혼으로 보내버렸다.

그렇게 까망이의 앞에는 의식이 없는 다크의 심장만 남았고

낑!

[집사야 삼켜!]

까망이는 어둠의 신 다크의 심장도 세준에게 먹여 코어와 같이 권능 강화의 재료로 사용했다.

끼히힛.낑···

[히힛. 이제 피곤하다···]

집사한테···군고구마 말랭이 30개 받아야 하는데···

끼로롱.

세준에게 코어 10개를 먹이며 권능까지 강화한 까망이가 까무룩 잠들자, 부하들도 까망이의 옆에 자리를 잡고 잠들었다.

***

"으음."

피를 교체당하는 고통에 기절했다 깨어난 세준.

"박 회장, 괜찮냥?!"

꾸엥?!

[아빠, 괜찮다요?!]

세준을 마사지하고 있던 테오와 꾸엥이가 걱정하는 목소리로 물었다.

"응. 괜찮은데? 더 좋아진 것 같아."

세준이 기운찬 목소리로 대답하며 몸을 일으키자

데구르르.

세준의 가슴에서 자고 있던 까망이와 부하들은 세준의 몸을 따라 몇 바퀴를 굴러 세준의 배에 멈췄다.

끼히힛···

무슨 좋은 꿈이라도 꾸는지 헤벌쭉 웃으며 자는 까망이.

그렇게 자신의 배 위에서 자는 까망이 패밀리를 조심스럽게 슬링백에 넣고 일어서려 하자

"박 회장, 아직 일어나면 안 된다냥!"

테오가 그런 세준을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다급하게 막았다.

"왜? 나 어디 안 좋아?"

괜찮은 것 같은데?

"그렇다냥! 얼굴 상태가 아주 심각하다냥! 박 회장이 계속 인상을 써서 썩은 얼굴에 주름까지 생겼다냥! 치료해야 한다냥!"

내일 에일린 누나 만날 때 더욱 초라해진 박 회장은 용납할 수 없다냥!

테오에게는 나름 절박한 이유가 있었지만

"······."

세준의 공감을 얻어내지는 못햇다.

이게 또 그러네.

세준이 조용히 분을 삭일 때

"푸후훗. 걱정말라냥! 나 테 부회장이 박 회장의 썩은 얼굴에서 주름을···."

눈치 없이 세준의 얼굴을 씬나게 꾹꾹이 하는 테오.

빠직.

"안.썩.었.다.고."

"바케장, 하내면 어구레 주름 더 샌긴다냥."

결국 폭발한 세준의 손에 양쪽 볼을 잡히는 찹쌀떡 형을 당했다.

"냥···."

흐흐흐. 고통의 성과를 확인해 볼까?

세준은 테오의 볼을 조물조물 만지면서 새로 얻은 권능을 확인했다.

'신격이 조금 섞인 신혈'이라고 했지?

세준이 권능을 확인하자

"어?!"

'신격이 조금 섞인 신혈'이라는 권능은 보이지 않고 다른 이름의 권능이 보였다.

권능 : 어둠의 신 다크의 심장을 통과하는 신혈

신혈이 어둠의 신 다크의 심장을 통과해 몸을 순환하고 있습니다.

레벨 +10

모든 스탯 +100

모든 스탯 잠재력 +1000

특수 스탯 신격이 개방됩니다.

신격 +10

신혈이 몸을 한 바퀴 돌고 어둠의 신 다크의 심장을 통과할 때마다 신격이 0.0001 상승합니다.

어둠의 힘을 이용해 주인의 힘을 5% 따라 하는 그림자 하수인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신격이 낮아 스킬은 따라 할 수 없습니다.)

"아. 어둠의 신 다크의 심장이 권능에 합쳐졌구나."

맞네. 나 어둠의 신 다크의 심장도 있었지.

세준은 설명을 읽으며 잊고 있던 걸 기억해 냈다.

근데 신격이 개방됐다고?

이어서 설명을 읽어 나가던 세준.

스탯을 확인하자

스탯 : 신격(10.0252/100)

신격 스탯이 보였다.

피가 심장을 한 바퀴 돌 때마다 신격이 0.0001 상승해서 그런지 뒤에 소수점이 지저분하게 보였다.

그럼 기절한 지 2시간 정도 지난 건가?

[신혈이 어둠의 신 다크의 심장을 통과했습니다.]

[신격이 0.0001 상승합니다.]

대략 30초마다 신격이 상승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고 권능으로 얻은 신격 10 외의 숫자로 시간의 흐름을 계산한 세준.

"그림자 하수인 소환."

마지막 설명을 확인하기 위해 그림자 하수인을 소환했다.

'이번에는 잘 되겠지?'

예전에는 마력이 낮아 그림자 하수인을 하나도 소환하지 못한 걸 떠올리며 세준이 그림자 하수인이 소환되길 기다렸다.

그때

스륵.

세준의 그림자에서 밀짚모자를 쓴 세준의 그림자들이 하나둘 일어나기 시작했고

총 다섯의 그림자 하수인들이 일어나 세준의 지시를 기다렸다.

세준이 그림자 하수인 중 하나를 살펴보자

[박세준의 그림자 하수인]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을 따라 한 그림자 하수인입니다.

스탯 : 힘(155) 체력 (180) 민첩(150) 마력(225)

고유 스킬 : 어둠의 아들(Master)

3일 후 사라집니다.(사라질 때 보고 들은 걸 주인에게 전달합니다.)

설명이 보였다.

"오. 고유 스킬도 있네?"

어둠의 아들 스킬은 밤이 되면 능력이 20% 상승한다는 내용이었다.

"흠."

일단 짐이나 나르게 해야지.

그림자 하수인들은 농사나 요리 스킬이 없어 농사나 요리를 맡기기에는 애매했다.

"세준 2, 3, 4, 5, 6호는 버섯개미들을 도와서 농작물을 저장고로 날라."

끄덕.

세준의 지시를 받은 그림자 하수인들이 이동하자, 세준은 새로 얻은 이명도 확인했다.

이명 : 신을 부리는 자

-당신을 마주하는 신이 위축됩니다.

"나를 마주하는 신이 위축된다고?"

좋긴 한데, 별로 반갑지는 않았다.

신이 자신을 보면 위축될지 몰라도 자신은 신을 보면 죽을 테니까.

이미 실전 경험을 잔뜩 쌓은 세준은 경솔하게 속지 않았다.

그렇게 새롭게 얻은 권능과 이명을 확인한 세준.

"대회까지 얼마나 남았지?"

제단으로 가서 시간을 확인했다.

[참가 신청까지 남은 시간 - 29분 34초]

[현재 참가 신청 수]

-검은 거탑 99층 : 30만 1887

-검은 거탑 4층 : 5만 5214

-은색탑 82층 : 1억 1331만 3191

이번에도 1억 명이 넘어가는 은색탑의 참가자 수.

"여긴 뭔데 참가자 수가 이렇게 많지?"

많아도 너무 많았다.

은색탑은 인구가 엄청 많은가?

탑의 전 주민이 한 층에 모여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세준.

흐흐흐. 그럼 직원도 많이 구할 수 있겠네?

은색탑으로 갈 마음이 조금 더 생겼다.

그때

-세준아, 삼양주 좀···어?! 세준이, 왜 네 몸에서 신혈이 느껴지는 것이냐?!

에일린한테 추방당해 우울해하는 카이저를 위로하기 위해 삼양주를 사러 온 켈리온이 세준을 보며 성난 목소리로 물었다.

"네? 그게···.."

세준이 설명하려 할 때

-다크, 이 죽일 놈! 우리 세준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세준아, 괜찮느냐?!

-다크, 잡히면 가만두지 않겠다!

켈리온의 목소리를 들은 카이저, 램터, 티어가 서둘러 날아와 세준을 살폈다.

세준의 몸에 있는 용뼈와 신혈의 충돌을 걱정한 것.

하지만

-응?! 멀쩡하네?

-이건 뭔데 힘의 충돌을 막아주는 거지?

세준의 몸에 있는 까망이의 코어를 발견하고는 안도했다.

-다행이긴한데··· 그럼 우리 세준이 이제 잡종이 된 건가?

-그렇지. 잡종은 잡종이지···

"잡종이라뇨?! 하이브리드 세준이라고 불러주십시오!"

세준이 용들의 말에 발끈하며 외쳤다.

485화. 세준 님은 못생겼으니 이렇게라도···

은색탑 82층.

[포도주 마시기 대회 참가 신청이 마감됐습니다.]

[참가 신청자들은 제단 아래로 모여주세요.]

[1분 후 포도주 마시기 대회가 시작됩니다.]

"준비해라!"

"네! 바람이여 멈춰라!"

은색탑의 탑농부 크윈의 지시에 다른 바람술사들이 크윈을 도와 주변의 바람을 약하게 만들었고

바람이 잠잠해진 사이 은색탑의 주민들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제단 아래로 모였다.

[대회가 시작됩니다.]

쿵!

메시지와 함께 제단 앞에 보랏빛 포도주가 가득 담긴 높이 20m 정도 되는 포도 모양의 거대한 술병이 나타났다.

동시에 참가자들 앞에 포도주가 가득 담긴 포도주 전용 술잔이 나타나자

꿀꺽.꿀꺽.

참가자들이 빠르게 술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비워진 술잔에는 포도주가 새로 채워졌고 동시에 거대 술병 안의 포도주는 줄어들었다.

주민들은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술을 마셨다.

술은 대표적인 고열량 식품.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열량을 채워 바람술사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였다.

거대 술병 안의 포도주가 바닥나고 10번쯤 새로 채워졌을 때

"뭐야?! 너 방금 눈빛이 기분 나빴어!"

"뭐?! 네 눈빛이 더 기분 나빠!"

술에 취해 주사를 부리는 주민들이 하나둘 나타났다.

하지만

"다 마셨으면 시끄럽게 하지 말고 가서 자라."

퍼버벅.

Zzz.

소란을 일으킨 주민들은 미친 바람 크윈에게 맞아 얌전히 잠들었다.

몇 번의 본보기 덕분인지 이후 주민들은 대부분 조용히 마시다 동굴로 내려가 잠에 들었고

손맛 좀 느끼고 싶은데···

크윈은 또 때려도 되는 주민이 있는지 포도주를 홀짝이며 광기 어린 눈빛으로 주민들을 살폈다.

***

검은 거탑 99층.

[포도주 마시기 대회 랭킹]

1위 - 우마왕(1001L)[검은 거탑 99층]

2위 - 분홍털(1000L)[검은 거탑 99층]

3위 - 유렌(700L)[검은 거탑 99층]

4위 - 우칠이(200L)[검은 거탑 99층]

···

..

.

음머!

쿠어어엉!

1등을 다투는 우마왕과 분홍털.

그리고

"우헤헤. 이거 가질래?"

"어이쿠! 유렌 형님, 감사합니다! 얘들아, 형님께 인사 올려라!"

"유렌 형님, 안녕하십니까!"

주변의 물건을 황금으로 만들어 붉은 여우 베이온과 그 부하들에게 주는 3등 유렌.

유렌에게 저런 주사가 있었군.

"흐흐흐."

"푸후훗."

유렌을 보며 음흉하게 웃는 세준과 테오.

[흐헤.흐헤.]

불꽃이는 세준의 어깨에 앉아 세준의 웃음을 따라 했고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맛있다요!]

꾸엥이는 세준의 엉덩이에 궁둥이를 붙이고 앉아 뭔가를 맛있게 마시고 있었다.

대회에 참가할 수 없는 미성년자 꾸엥이를 위해 세준이 만들어 준 포도 주스였다.

끼히힛.낑!낑!

[히힛. 맛있다! 얘들아, 많이 먹어!]

먹고 또 달라고 해야지!

세준의 앞에는 이제 일어난 까망이와 부하들이 군고구마 말랭이를 열심히 먹고 있었다.

"까망이, 천천히 먹어. 또 줄게."

낑?!낑!

[진짜?! 그럼 일단 줘!]

"그래."

세준이 세준 1호가 만든 군고구마 말랭이가 가득 담긴 거대한 바구니를 들고 오자

끼히힛.낑!

[히힛. 애들아, 빼돌려!]

까망이는 먹는 척을 하며 부하들과 군고구마 말랭이를 비밀창고로 빼돌리기 시작했다.

'그럴 줄 알았다.'

아니. 내가 맨날 주는 데 왜 따로 챙기는 거야?

세준은 그런 까망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보다

까망이, 네가 좋으면 됐지.

이해를 포기하고 다시 대회를 구경했다.

세준은 포도주를 적당히 마시다 대회를 포기했다.

포도주 맛은 괜찮았지만, 포도리의 포도로 만든 포도주 맛보다는 못했고

100위 안에 드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딱 기분 좋을 정도만 마셨다.

괜히 취해서 달리기 시작하면 내일 컨디션에 지장이 생기니까.

내일 에일린을 만나기 위한 나름의 준비를 하는 세준.

그렇게 세준이 일행들과 평화롭게 앉아 대회를 구경하는 사이

세준의 그림자 하수인들이 세준 1호가 만든 안주를 참가자들에게 열심히 배달했다.

대회의 순위가 거의 정해지자, 참가자들은 포도주와 삼양주를 섞어 마시며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잠시 후

"얘들아, 자자."

술판을 구경하던 세준은 일행들을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평소보다 더 일찍 자는 세준.

'내일 에일린 보려면 일찍 자야지.'

그래야 조금이라도 덜 썩은 얼굴이 될 테니까···

솔직히 인정하기 싫지만, 에일린과 비교하면 자신의 얼굴이 많이 썩긴 했다.

아니. 에일린의 미모가 너무 반짝거러서 상대적으로 자신이 못나 보이는 거긴 한데···

그렇게 일행들과 침대에 누운 세준.

꾸헤헤헤.꾸엥!

[헤헤헤. 아빠랑 같이 자서 신난다요!]

꾸엥이가 세준의 옆구리를 안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분홍털이 술을 맘껏 마실 수 있게 세준이 꾸엥이와 함께 자기로 했다.

그렇게 모두가 눕자

"테 부회장, 나 마사지 좀···."

세준이 살짝 민망한 목소리로 테오에게 마사지를 부탁했다.

"푸후훗.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 드디어 얼굴이 썩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냥?!"

"시끄러워. 마사지나 해."

"푸후훗. 나 테 부회장만 믿으라냥! 주름도 펴고 덜 썩은 얼굴로 만들어 주겠다냥!"

꾹.꾹.

테오가 신나게 세준의 얼굴을 마사지하자

꾸엥!

[꾸엥이도 아빠 마사지 해준다요!]

꾸엥이도 세준의 몸을 마사지하기 시작했고

[헤헷. 저도 해드릴게요! 얍!]

불꽃이는 정화의 불꽃으로 세준의 노폐물을 빼주며 이파리로 쓰다듬어 줬다.

끼히힛.낑?

[히힛.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 애들아, 달려!]

까망이는 앞발로 몇 번 세준의 몸을 누르다 부하들과 세준의 몸 위를 뛰어다녔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꾸로롱.

끼로롱.

엄로롱.

···

..

.

잠들어 버린 꾸엥이와 까망이 패밀리.

그때

꾹.꾹.

"박 회장, 근데 나도 가죽은 용가죽이니까 하이브리드냥?"

세준의 얼굴을 열심히 마사지하던 테오가 반짝이는 눈빛을 보내며 세준에게 물었다.

"그렇지. 우리 테 부회장도 하이브리드지. 하이브리드 테오 박."

"푸후훗. 신난다냥! 이 몸은 이제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의 오른팔 치명적인 용발톱 황금고양이 하이브리드 테오 박이다냥!"

테오가 세준과 공통점이 하나 늘어난 것에 기뻐할 때

'나도 다른 가지랑 접붙이기하면 하이브리드 불꽃이 될 수 있나?'

'뱃뱃. 나도 용가죽···하이브리드 뱃뱃이 되고 싶은데···."

불꽃이와 뱃뱃이가 둘의 대화를 유심히 듣고 있었다.

잠시 후

"냥···."

꾸···꾸···

비몽사몽 잠에 취한 테오의 앞발에 힘이 빠지자

척.

세준이 테오를 들어 자신의 무릎에 올리고

"테 부회장, 잘자. 꾸엥이도, 까망이도."

일행들을 하나하나 쓰다듬어 준 후

커어어.

잠들었다.

세준이 잠든 사이

음머···

[졌다···]

쿠어어엉!

(이겼다!)

쿵.

우마왕을 간신히 이긴 분홍털이 잠들어 버리며 대회가 끝나자

[포도주 마시기 대회 1등에서 100등까지 보상을 지급합니다.]

대회의 보상이 지급되기 시작했다.

보상은···

[폭발하는 마력의 황금 포도주]

섭취 시 마력을 30 올려주고 1분 동안 마력을 100% 증폭시키는 효과를 가진 포도주였다.

꿀꺽.

보상을 받은 참가자들이 폭발하는 마력의 황금 포도주를 보며 침을 삼킬 때

-모두 멈춰!

-어서 보상을 내놓거라!

-혹시 빼돌릴 생각은 하지 마라.

-빼돌리면 아주 재미없을 줄 알아!

사룡회 용들이 나타나 세준 대신 보상을 수거하기 시작했다.

'잡종'이라고 했다가 세준을 크게 삐지게 한 사룡회 용들.

용들은 일찍 자는 세준 대신 포도주 마시기 대회 보상을 수거해 주는 조건으로 세준의 화를 풀 수 있었다.

그렇게 보상을 수거하던 용들.

-어?! 한 놈이 부족한데?

-뭐지? 너희들 감히 우리를 능멸하는 것이냐?!

-이러다 걸리면 한 병당 100년이야!

보상이 제대로 수거되지 않자, 용들은 참가자들을 향해 화를 내며 포효했다.

그때

"위···위대한 용들이시여! 제가 나머지 하나가 누군지 알고 있습니다!"

겁에 질린 베이온이 용들에게 필사적으로 외쳤다.

-누구냐?! 감히 우리의 말을 어긴 게?!

"그게···은색탑 82층의 크윈이라는···."

[99위 - 크윈(70L)[은색탑 82층]

베이온이 포도주 마시기 대회 랭킹 99위를 차지한 크윈의 이름을 보여줬다.

-이런···왜 은색탑에?

-갔다 와야 하나?

-세준이와의 약속이니까.

-귀찮지만, 어쩔 수 없지.

그렇게 은색탑에 가기로 한 사룡회.

-근데 누가 가지?

-당연히 세준이한테 처음 잡종이라고 한 카이저 너지.

-뭐?! 너희들도 고개 끄덕였잖아! 동조한 너희가 더 나쁜 거야!

-무슨 소리야?! 우리는 일부러 얘기 안 하고 있었는데 카이저 네가 꺼내니까, 우리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 거지!

-그래!

-카이저 네가 제일 나빠!

-제길···

말다툼 끝에 결국 카이저가 은색탑에 가서 보상을 가져오기로 했다.

***

신계의 입구.

"음···어디로 하지?"

[씨앗 상점 본부][전투 상점 본부]

어둠의 신 다크가 두 가지 선택지를 보며 고민에 빠졌다.

봉인 전 전투신들과 친하게 지낸 다크는 당연히 전투 상점 본부로 향하려 했지만

검은 거탑의 탑농부 박세준? 아홉 탑의 탑농부 중 여섯을 노예로 뒀고···그중에 용이 둘이나 있잖아!

그리고 카이저, 켈리온, 램터, 티어랑은 왜 수장들이랑도 친한 건데?! 아. 술로···

어?! 저건?! 날 봉인시킨 멸망의 사도 1좌 신을 사냥하는 늑대 펜릴?! 쟤가 왜 탑에 있어?!

뭐야?! 쿠루거랑 앨리스에···주변에 멸망의 사도가 몇이나 있는 거야?!

다크의 심장에 남아 있던 사념의 기억이 합쳐지며 고민에 빠졌다.

분명 씨앗 상점 본부에는 미래가 없는데, 세준을 보면 미래는 씨앗 상점에 있었다.

거기다···

신전은 못 참지!

"얘들아, 미안하다."

다크가 전투신들을 배신하며 씨앗 상점 본부로 향했다.

***

다음 날 아침.

"흥흥흥."

세준은 눈을 뜨자마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드디어 에일린을 만나는 날이구나.

"아자!"

오늘은 꼭 버틴다!

세준이 기합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자

위잉!

[세준 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멀리서 세준을 발견한 달콤이가 빠르게 날아왔다.

"응. 달콤이는 벌써 실습 다녀온 거야?!"

위잉!위잉!

[네! 세준 님, 이거 드세요! 제가 세준 님을 위해 만들었어요!]

안부를 묻는 세준에게 달콤이가 영롱한 은빛의 젤리를 건넸다.

[완벽한 플래티넘 로얄젤리]

과거에 독꿀벌 대여왕이 줬던 건 불완전한 플래티넘 로얄젤리.

근데 이건 '완벽한'이라고?

세준이 로얄젤리의 이름에 기대를 잔뜩 하며 서둘러 옵션을 확인했다.

[완벽한 플래티넘 로얄젤리]

독꿀벌 여왕 달콤이가 주인님의 성공적인 데이트를 위해 정성을 다해 여러 가지 꿀젤리를 정제하고 정제해서 기적적으로 완성한 로얄젤리입니다.

꿀젤리를 정제해 맛과 영양이 강화됐습니다.

섭취 시 모든 스탯이 50 상승하고 방어계 재능을 개화합니다.

섭취 시 하루 동안 원하는 이성을 향해 매력 페로몬을 뿜어냅니다.

제작자 : 독꿀벌 여왕 달콤이

유통기한 : 100년

등급 : SS

날 위해 이렇게까지 정성을 다해주다니.

"달콤아, 고마워."

세준이 달콤이의 등을 쓰다듬으며 감사를 전하자

위잉!위잉!

[네! 매력 페르몬으로 에일린 님의 마음을 확 휘어잡는 거에요!]

세준 님은 못생겼으니 이렇게라도···

뒷말을 삼키며 세준을 응원하는 달콤이.

잠시 후.

"에일린, 어서 와."

모두의 응원을 받으며 세준이 에일린과 만났다.

486화. 에일린과 식사하다.

검은 거탑 관리자 구역.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이 이제 와도 된다고 말합니다.]

"응. 잠깐만! 쇠약. 무거운 쇠사슬의 형벌. 늪에 빠진 발걸음. 마력 거머리의 저주···"

에일린이 저주 효과는 강하면서 주변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루는 20개의 저주를 서둘러 스스로에게 걸었다.

"좋아. 완벽해!"

저주로 인해 약해진 자신의 힘을 가늠하며 에일린이 환하게 웃었다.

저주로 인해 몸은 무거워졌지만, 세준을 만날 기쁨에 마음은 너무도 행복했다.

"세준아, 나 지금 갈게! 이동!"

에일린이 관리자 구역에서 사라졌다.

***

"에일린, 어서 와."

세준이 자신의 앞에 나타난 에일린을 환하게 웃으며 맞이했다.

눈부시네.

오늘도 에일린의 미모는 반짝거렸다.

그리고···

난 썩었군.

에일린의 별 같은 미모에 세준의 자존감은 땅을 파고 지하로 추락했다.

에일린을 보는 순간 세준이 알던 미의 기준은 완전히 무너졌다.

1++한우를 먹는 순간 무한리필 집의 고기가 더는 맛이 없어지는 것처럼.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 자신감을 가지라냥! 오늘은 그동안의 박 회장 얼굴 중 가장 덜 썩었다냥!"

테오가 나름 세준을 위로한답시고 외쳤지만

그게 위로냐?!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덕분에 정신을 차린 세준.

그때

꾸엥!

[아빠, 힘낸다요!]

[세준 님, 힘내세요! 세계 최고 능력남 박세준!]

(뱃뱃. 세준 님, 오늘 멋져요!)

위잉!위잉!

[힘내세요! 세준 님에게는 매력 페로몬이 있잖아요!]

세준의 뒤에서 열심히 세준을 응원하는 꾸엥이, 불꽃이, 뱃뱃이, 달콤이.

참고로 까망이 패밀리는 개복치들이라서 군고구마 말랭이 100개를 주며 아공간 창고에 넣어놨다.

그래. 얼굴이 다가 아니야!

일행들의 응원을 받아 자존감을 회복한 세준.

난 능력이 있어!

에일린 앞에 설 능력.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한 것들을 떠올렸다.

열심히 올린 스탯에, 직업 특성으로 탑농부 여섯의 스탯 0.5%씩을 빌려와 총 스탯이 1만 5000 정도였고

그걸 [재능 : 보기보다 강한]의 효과로 모든 스탯을 +10%에, 검은콩 세트로 16배 증폭해 총 스탯이 거의 27만에 육박했다.

거기다 달콤이가 준 완벽한 플래티넘 로얄젤리를 먹고 개화한 [재능 : 맷집]과 꼬미가 만들어 준 질긴 거미줄 위장 슈트로 방어력 상승.

[재능 : 강하 끈질김]의 효과로 생명력도 10% 올렸고

권능 : 튼튼한 어린 용의 통뼈, 권능 : 어둠의 신 다크의 심장을 통과하는 신혈로 격을 올려 에일린과의 격 차이도 조금이지만 줄였다.

그리고 세상의 정기를 품은 황금 포도를 일부러 99개까지만 먹어 한 개만 더 먹으면 작은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생명 보험이라고 할 수 있는 권능 : 여분의 생명, 권능 : 부서지지 않는 육체까지.

그렇게 세준이 자신이 에일린을 만나기 위해 한 준비들을 생각할 때

[용맹의 신 베브가 범접할 수 없는 대상을 마주하기 위해 도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기뻐합니다.]

[용맹의 업적 1개를 획득했습니다.]

나타나는 베브의 메시지.

딱 여기까지면 좋았을 텐데···

[용맹의 신 베브가 그래도 전사는 맨몸으로 부딪혀야 한다며 다음에는 준비 없이···]

베브 님, 차단.

[용맹의 신 베브와의 대화가 3일간 차단됐습니다.]

쓸데없는 말을 더하는 바람에 결국 차단됐다.

그렇게 세준이 에일린을 마주한 지 5초가 지났고

세준이가 기절 안 했어!

"세준아, 보고 싶었어!"

세준이 기절할까 봐 눈도 못 마주치고 주변만 둘러보던 에일린이 세준을 보며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응. 나도."

에일린을 이렇게 오래 볼 수 있다니.

세준은 대답을 하면서도 지금, 이 순간이 꿈만 같았다.

물론 테오가 세준에게 향하는 에일린의 기운을 절반 정도 막아내기에 가능한 상황.

"우···우리 일단 밥부터 먹을까?"

"응! 나 세준이가 요리하는 거 직접 보고 싶었어!"

"그럼 취사장으로 가자."

"응!"

세준이 에일린을 데리고 취사장으로 가자

꾸헤헤헤.

[헤헷]

(배헤헤.)

위잉.

당연하다는 듯 둘의 뒤를 졸졸 따라가는 꾸엥이, 불꽃이, 뱃뱃이, 달콤이.

넷은 취사장 벽 뒤에 숨어 고개만 빼꼼 내밀어 안을 엿봤고

-카이저가 없어서 다행이네.

-좋을 때다.

-그러게.

켈리온, 램터, 티어도 창문에 자리를 잡고 몰래 안을 들여다봤다.

원래 남의 연애 구경이 싸움 구경만큼 재밌다.

잠시 후.

"피자랑 파스타야. 먹어 봐."

TV에서 첫 데이트에 무난하다고 했지.

세준이 식탁에 음식을 올렸고

"응! 잘 먹을게!"

에일린이 평소와는 다르게 세준의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먹기 시작했다.

크히히히. 역시 우리 세준이 음식은 맛있어!

오늘은 수정구가 아니라 직접 세준의 얼굴을 마주하며 먹을 수 있어서 특히 더 맛있었다!

그렇게 맛있게 음식을 먹던 에일린.

투두둑.

···?!

뭔가가 찢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너무 많이 먹어서 옷이 찢어진 건 아니고

'저주가 파괴됐어!'

20개의 저주 중 에일린의 힘을 버티지 못한 '무뎌지는 기세'라는 가장 약한 저주가 파괴된 것.

동시에 무뎌졌던 에일린의 기세가 날카로워지며 세준을 공격하자

"냥!"

세준의 무릎에 매달린 테오가 기합을 넣으며 에일린의 기세가 세준에게 닿지 않게 막았다.

'테오, 잘했어!'

'푸후훗. 에일린 누나, 하이브리드 테 부화장만 믿으라냥!'

세준 모르게 사인을 주고받는 에일린과 테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에일린의 힘과 균형을 이루던 20개의 저주 중 하나가 파괴되자

안돼!

저주들이 균형을 잃고 연쇄적으로 파괴되기 시작했다.

이후 식사를 하는 동안 에일린의 저주가 5개나 더 파괴됐지만, 다행히 테오가 잘 버텨줬다.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은 위대하다냥! 나 하이브리드 테 부회장은 박 회장을 도울 거다냥!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에 대한 믿음을 측정할 수 없습니다.]

[잠재력이 끝없이 상승합니다.]

기적을 믿는 자의 황금 장화 효과로 인해 테오의 잠재력이 무한대로 늘어났고

[재능 : 기운흡입기로 기운을 흡수합니다.]

[모든 스탯이 1 상승합니다.]

[재물(100억 탑코인)을 태워 모든 스탯이 10 상승합니다.]

···

..

.

파밧.

늘어난 잠재력만큼 테오는 에일린의 기운을 흡수하고 황금을 태워 스탯을 올렸다.

그렇게 강해진 힘으로 테오가 에이린의 기세를 세준에게 미치지 못하게 막아낸 덕분에 에일린과 즐겁게 식사를 한 세준.

"에일린, 우리 후식 먹을까? 아이스크림 어때?"

"응! 좋아!"

"그럼 잠깐만 기다려. 금방 만들어 줄게."

세준이 직접 딸기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사이

'테오, 진짜 고마워.'

'푸후훗. 에일린 누나, 걱정말라냥!'

에일린은 다시 한번 테오에게 감사의 눈빛을 보냈다.

그때

[더 이상 태울 돈이 없습니다.]

"냥?!"

돈이 떨어졌다냥!

세준의 전 재산이 예상했던 것보다 너무 일찍 전소됐다.

기적을 믿는 자의 황금 장화의 내장 스킬인 머니 허그로 돈이 들어오고 있었지만

[머니 허그(Master)가 발동합니다.]

[1만 탑코인을 획득했습니다.]

···

..

.

테오가 돈을 태우는 속도에 비하면 거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그리고

투두두둑.

돈이 떨어지길 기다리라도 한 것처럼 에일린의 남은 저주들이 일시에 파괴되기 시작했다.

큰일 났다.

에일린은 세준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서둘러 관리자 구역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저주가 파괴되며 힘이 엉켜있는 상태라 움직일 수 없었다.

큰일이다냥! 이러면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이랑 에일린 누나를 도울 수 없다냥!

그걸 보며 급전이 필요해진 테오.

'헤르 님, 돈 달라냥! 아니면 탄핵이다냥!'

연쇄탄핵협박마 테오가 가장 만만한 상인의 신 헤르에게 돈을 요구했다.

***

헤르 전당포.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의 소작농인 버섯개미 1만 마리가 당신의 신전을 목격합니다.]

[신성력이 2 상승합니다.]

···

..

.

"좋군. 완전 꿀이야."

사각.사각.

오늘도 따박따박 들어오는 신성력을 보며 장부를 작성하는 헤르.

그때

[위대한 검은용이자 검은 거탑의 관리자 에일린 프리타니가 당신의 신전을 목격합니다.]

[신성력이 5만 상승합니다!]

헤르의 앞에 나타나는 메시지.

"어?!"

여기서 용이 왜 나와?!

메시지를 본 헤르는 얼음이 됐고

"흐히히히. 믿투박! 믿투박!"

역시 박세준! 용이랑도 어울리고 클라스가 다르구나!

곧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헤르가 열심히 구호를 외칠 때

[검은 거탑의 대상인 테오 박이 돈 좀 달라고 말합니다.]

[검은 거탑의 대상인 테오 박이 거부하면 탄핵이라고 말합니다.]

테오가 보낸 메시지가 나타났다.

빌려달라는 것도 그냥 돈을 달라고?

테오는 냥아치답게 삥도 당당하게 뜯었다. 그것도 신을 상대로.

그리고

[검은 거탑의 대상인 테오 박이 급하다며 3초 안에 대답이 없으면 바로 탄핵 투표를 시작하겠다고 말합니다.]

"알았어! 줄게!"

오늘도 탄핵 협박에 굴복한 헤르가 서둘러 그동안 모아뒀던 탑코인을 테오에게 돈을 보냈다.

***

"흥흥흥."

에일린이 맛있어하려나?

뒤에서 에일린의 저주가 파괴되며 엄청난 기세가 일어나고 있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딸기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있던 세준.

그때

[사기의 구슬이 곧 닥칠 죽음을 경고합니다.]

세준의 앞에 불길한 붉은 글자가 나타났다.

"어?!"

죽음을 경고한다고?!

개복치 세준은 왜, 어디서 이런 걸 궁금해하지 않았다.

냠.

[세상의 정기를 품은 황금 포도를 섭취했습니다.]

···

..

.

그저 미리 준비한 세상의 정기를 품은 황금 포도를 삼키며 위험에 대비했다.

그때

행운의 딸기도 먹으면 도움이 되겠지?

세준의 눈에 딸기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해 꺼내놓은 딸기가 보였고

[행운의 딸기를 섭취했습니다.]

[1시간 동안 행운이 크게 상승합니다.]

요즘 아무리 먹어도 행운을 주지 않던 행운의 딸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서둘러 삼켰다.

참고로 행운의 딸기를 유렌에게 먹여봤는데, 유렌은 1시간 동안 불행이 아주 조금 약해졌고 대신 1시간이 지나자

엄청난 불행의 후폭풍이 유렌에게 들이닥쳤다. 이후 유렌은 딸기만 보면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렇게 세준이 사기의 구슬의 도움으로 위험에 대비하는 사이

[상인의 신 헤르가 100조 탑코인을 내립니다.]

"푸후훗. 돈 생겼다냥!"

파바밧.

테오가 헤르에게 받은 돈을 태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상의 정기가 모여 작은 기적을 일으킵니다.]

[거대한 힘이 요동칩니다.]

[행운이 넘칩니다.]

[많은 돈이 태워지고 있습니다.]

[힘, 행운 돈이 모여 작은 기적의 위력을 강화합니다.]

엄청난 기적이 일어났다.

[기적이 일어납니다.]

[1시간 동안 서로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 안전지대가 만들어집니다.]

에일린이 체류 비용으로 100경 탑코인을 내야 갈 수 있었던 안전지대가 검은 거탑 99층에 1시간 동안 나타난 것.

이제 조심할 필요 없이 세준이랑 데이트를 할 수 있어!

메시지를 보고 기뻐하는 에일린.

그러나

"냥?! 박 회장, 정신차리라냥!"

찰싹.찰싹.

일단 세준을 먼저 깨워야 될 것 같았다.

기적이 일어나기 전, 정말 찰나의 순간에 에일린의 기운을 직격으로 맞고 기절한 세준이었다.

487화. 앞으로도 이렇게 편하게 살 건데요!

세준의 무의식 안.

"음···."

여기가 어디지?

갑자기 변한 환경에 세준이 주변을 둘러봤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논밭에는 곡식과 열매들이 가득했고 농장의 중앙을 관통하는 푸른 강도 보였다.

그리고 강 옆에 세워진 작은 오두막. 그 앞에는 세준의 농장 식구들이 옹기종기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하늘은 푸른빛과 핑크빛이 층을 이루며 아름다운 광경을 만들었고

많은 별똥별이 하늘에 빛으로 된 그림을 그리며 땅으로 떨어졌다.

땅으로 떨어진 별똥별들은 신과 용으로 변해 농장 식구들과 식사를 하고 농장을 뛰어놀다 사라졌다.

그때

파앗.

-강대한 존재들 사이에 끼어서 네가 고생이 많구나.

강한 빛을 내는 존재가 나타나 세준을 내려다보며 따뜻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윽. 누구시죠?"

세준은 눈부심에 제대로 쳐다보지 못한 채 상대의 정체를 물었다.

-지금은 말해줄 수 없구나. 이걸 받거라.

상대는 대답 대신 푸른색 빛 덩어리 하나를 세준의 몸으로 보냈고 빛 덩어리는 세준의 몸으로 흡수됐다.

그리고

[창조의 힘이 검은 거탑 탑농부 박세준이 생존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재능과 스킬로 변환됩니다.]

[재능 : 흘리기의 달인을 개화했습니다.]

[스킬 - 방공호 Lv. 1를 배웠습니다.]

세준의 앞에 나타나는 메시지.

-네가 더 강했다면 더 좋은 걸 줄 수 있었을 텐데···

상대의 말이 세준의 신경을 건드렸지만

"감사합니다."

일단 공짜로 재능과 스킬을 줬으니 감사히 받으며 받은 것들을 확인했다.

[재능 : 흘리기의 달인]

본능적으로 공격을 흘려 피해를 최소화합니다.

달인이기 때문에 첫 번째 공격은 위력의 99%를 무조건 흘려냅니다.

[방공호 Lv. 1]

두께 5m의 3평짜리 방공호를 만들어 몸을 보호합니다.

방공호가 외부 충격을 5%, 외부 기운을 10% 감소시킵니다.

도움은 되지만, 큰 도움은 안 되는 뭔가 애매한 재능과 스킬.

'그냥 좋은 거 주지.'

세준이 속으로 투덜거리고 있을 때

-앞으로 고생 좀 하거라.

빛나는 존재가 세준을 향해 말했다.

그리고

"싫은데요. 고생 안 할 건데요."

고생하라는 말에 괜히 반발심이 생긴 세준이 반항했다.

-뭐?

"앞으로도 이렇게 편하게 살 건데요! 절대 고생 같은 건 절대 안 할 겁니다!"

그게 내가 원하는 거야.

빛나는 존재가 세준을 어이없게 바라볼 때

"근데 혹시 탑만 지어놓고 도망친 창조신에 대해 아시는 거 없어요?"

창조의 힘을 쓰는 걸 보며 창조신에 대해 뭔가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 세준이 빛나는 존재에게 물었고

-네 이놈!!!

빛에 휘싸인 존재는 세준의 말에 발끈하며 세준을 세준의 무의식에서 쫓아냈다.

-전략적 후퇴를 누가 도망쳤다고 소문낸 거지?

빛나는 존재가 이상한 소문을 낸 범인을 잡기 위해 세준의 무의식에서 떠났다.

***

찰싹.찰싹.

"······."

음. 이 찰진 발바닥은 테오인가?

세준은 아직 눈을 뜨지 못한 채 비몽사몽한 상태로 자신의 얼굴을 때리는 발바닥을 분석했다.

"박 회장, 일어나라냥!"

찰싹.찰싹.

역시 테오군.

"테 부회장, 나 일어났어."

점점 화끈해지는 볼을 느끼며 세준이 서둘러 눈을 뜨며 입을 열었다.

"에일린 누나,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이 일어났다냥!"

"진짜!? 세준아, 괜찮아?! 어디 아픈 데는 없어?!"

세준을 위해 영양죽을 만들고 있던 에일린이 서둘러 달려왔다.

세준으로서는 천만다행이었다.

아니었다면 기절한 상태로 에일린이 만든 죽를 먹고 강제로 먹고 일어났을 테니까.

아니. 못 일어났을지도.

그렇게 정신을 차린 세준.

[안전지대 유지 시간 : 55분 31초]

"어?! 안전지대?!"

뒤늦게 자신이 쓴 기적으로 인해 검은 거탑 99층에 안전지대가 만들어진 걸 알게 됐다.

후훗. 내가 또 엄청난 기적을 일으킨 건가?

세준이 우쭐해하고 있을 때

"세준아, 시간 없어! 빨리 놀자!"

에일린이 세준을 재촉했다.

"응! 알았어!"

근데 뭐 하고 놀지?

잠시 후.

"테 부회장, 뭐가 땡겨?"

"푸후훗. 이게 땡긴다냥!"

세준의 무릎에 앉은 테오가 앞발로 패 하나를 골랐다.

"흐흐흐. 그래?!"

세준이 음흉하게 웃으며 테오에게 점지받은 패를 냈다.

바닥에 깔린 한 개의 패와 맞지 않는 패였지만, 테오가 점지한 순간 모든 계산은 쓸모가 없었다.

짝!짝!

"쪽!에 쓸! 자. 피 두 장씩 주세요."

에일린이 상대 팀들에게 피 6개를 받아 바닥에 깔고는 점수를 계산했다.

"우리 5점 났어요. 고할게요!"

남은 패와 상대가 깔아둔 패를 보며 에일린이 기세등등한 목소리로 외쳤다.

세준의 처음 계획은 이게 아니었다.

흐흐흐. 에일린이랑 단둘이···

아무의 방해도 받지 않고 에일린과 데이트를 하려고 했던 세준.

그러나

뭐···뭘 해야 하지?!!!

모솔 세준은 이성과 단둘이 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자,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래서 서둘러 작전을 바꿔 다 같이 놀 수 있는 고스톱을 치기 시작했다.

귀중한 시간이 가고 있으니 1분도 허투루 쓸 수 없으니까.

그렇게 1고를 한 세준, 에일린, 테오 팀.

-에잉!

사룡회 대표 켈리온은 세준이 쓸어가는 바람에 바닥에 먹을 게 없었기에 고심 끝에 삼광을 버리고

척.

패를 뒤집었지만, 비광이 나왔다.

"우헤헤. 켈리온 님, 잘 먹겠습니다!"

짝.

다음 차례인 유렌이 홍단이 그려진 벗꽃 패로 삼광을 먹었다.

-바보냐?!

-광을 왜 버려?!

그걸 보며 켈리온을 구박하는 램터와 티어.

하지만

"어?!"

유렌이 뒤집은 패에는 벚꽃이 그려져 있었다.

"뻑이네."

역시 불행한 유렌.

삐욧?!

[아니. 주는 대로 먹으면 어떡해요?!]

"유렌 형님, 정말 실망입니다."

유렌이 같은 편인 삐욧이와 베이온에게 구박을 받는 사이

음머!

쿵!

우마왕이 비광을 먹으며

척.

호기롭게 패를 뒤집었지만

일광.

음머···

조용히 패를 내려놨다.

그렇게 돌고 돌아 세준 팀의 차례.

"푸후훗. 박 회장, 이거다냥! 이걸로 끝내는 거다냥!"

"흐흐흐. 그래."

짝!짝!

세준은 유렌이 싼 걸 먹고 뒤집은 패로 일광을 먹으며 게임을 끝냈다.

"뻑이니까 피 한 장씩."

세 팀에게 피를 한 장씩 받은 에일린.

"10점에···3광에 홍단, 원 고니까···17점. 스탑이요."

점수 계산을 끝낸 에일린.

"꾸엥이 팀은 피박이니까 34개, 나머지 팀은 광박에 피박이니까 군고구마 말랭이 68개씩 주세요."

판돈인 군고구마 말랭이를 걷어갔다.

그리고

끼히힛.낑!낑!

[히힛. 신난다! 집사가 또 이겼다!]

"세준 님, 파이팅!"

끼룩!

샤라랑!

"파이팅입니다욥!"

깍!

세준의 옆에서 산처럼 쌓여가는 군고구마 말랭이를 보며 까망이와 부하들이 환호했다.

"스톱이요!"

세준 팀의 3연승 독주가 끝나자

-다 털렸어···

음머···

꾸익···

각 팀에 300개씩 나눠주고 시작했던 군고구마 말랭이는 다시 세준에게로 전부 돌아왔다.

[안전지대 유지 시간 : 10분 31초]

-크흠. 그럼 우린 술이나 먹어야겠군. 테오 너도 따라오거라.

음머.

[저희도 특훈하러 가야겠군요.]

"유렌 형님, 저희도 할 게 있지 않았나요?"

용들과 우마왕, 베이온이 눈치껏 자리를 비켜줬다.

"냥?! 용님들 하이브리드 테 부회장은 술 안 마신다냥!"

꾸엥!

[꾸엥이 오늘 특훈 안 하고 아빠하고 놀 거다요!]

"베이온, 우리가 할 게 있었어?"

물론 눈치 없는 자리를 지키려는 애들이 있었지만, 세준과 에일린의 데이트를 도우려는 도우미들에 의해 치워졌다.

그렇게 드디어 단둘이 있게 된 세준과 에일린.

"···우리 좀 걸을까?"

"응."

걸으면서 둘은 별 내용 없는 시답잖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둘 사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즐거웠다.

행복했다.

무르익은 분위기.

[안전지대 유지 시간 : 20초]

"에일린···."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확인한 세준이 걸음을 멈추며 에일린을 불렀다.

"응···."

에일린도 걸음을 멈추고 수줍은 표정으로 세준을 바라봤다.

오늘같이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날이 언제 다시 올지 몰라.

아예 이런 순간이 안 올 수도 있었다.

그래서···

"날 탑으로 불러줘서 고마워. 그리고 나랑 사ㄱ···."

세준은 용기를 내서 직접 에일린의 얼굴을 보고 하고 싶었던 말을 꺼냈다.

그때

-크하하하! 세준아, 내가 네 보상을 꿀꺽한 녀석을 잡아 왔다!

은색탑에 직접 날아가 크윈을 잡아 온 카이저가 나타나며 세준의 목소리가 묻혀버렸다.

그러나

(사귀어 줄래?)

세준만 바라보고 있던 에일린은 모든 청각을 동원해 세준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고

[안전지대 유지 시간 : 1초]

"응! 사귈래!"

쪽!

에일린이 서둘러 세준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서둘러 관리자 구역으로 돌아갔다.

물론 고백을 못 받을뻔한 에일린은 돌아가자마자 카이저에게 화를 냈고

-손녀야!

카이저는 에일린을 달래기위해 크윈을 버려두고 서둘러 관리자 구역으로 이동했다.

[안전지대가 사라집니다.]

"······."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이 또 기절했다냥!"

분수대에 있던 테오가 선 상태로 기절한 세준에게 서둘러 달려왔다.

안전지대는 상대의 기운에 피해를 입지 않게 해주는 것일 뿐 스킨십은 해당 사항이 아니었다.

다행히 세준이 새롭게 얻은 재능 : 흘리기의 달인 효과로 에일린의 공격(?) 99%를 흘린 덕분에 세준은 오늘도 생존했다.

"푸후훗. 역시 위대한 하이브리드 박 회장이다냥! 에일린 누나랑 접촉하고도 살아남았다냥!"

에일린과 몸이 닿고도 기절밖에 안 한 세준을 보며 존경심이 무럭무럭 상승한 테오.

근데 얼굴은 더 썩어버렸다냥!

꾹.꾹.

세준의 얼굴을 열심히 마사지했다.

몇 분 후.

"으음."

의식을 차린 세준.

[수확제 기념 포도 7000만 알을 포도넝쿨의 신 엉클의 가호석으로 교환하시겠습니까?]

"응. 그리고 남은 건 전부 축복의 포도주로 바꿀게"

수확제가 끝나기 전 교환 상점에 가서 수확제 기념 포도를 전부 사용하고

"이거 챙겨가."

"세준 님, 감사합니다!"

돌아갈 여우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며 이별을 준비했다.

그리고

[모두가 즐기는 풍요와 마력이 흘러넘치는 대수확제가 종료됩니다.]

[수확제 동안 아홉 탑에서 소환됐던 여우 1000마리가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수확제가 끝나며 여우들이 자신들이 살던 곳으로 돌아갔다.

수확제가 끝나자, 수확제에 참가하기 위해 99층에 올라왔던 검은 거탑 주민들도 하나둘 탑을 내려갔다.

그때

"얘들아, 잠깐만."

세준이 1층으로 내려가는 꾸엥이파 흑곰들을 불렀다.

"이거 가져가서 스켈레톤들에게 팔라고 해줘."

흑곰들에게 포도 수확 대회 보상인 초심자를 위한 씨 없는 포도 1000개를 주며 말했다.

"아. 거기서 100개는 경철이 줘. 알았지?"

불꽃이와 만나게 해준 경철에게 저번 선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 세준이 추가로 선물을 챙겨줬다.

"네! 맡겨주십시오! 꼭 전달하겠습니다!"

그렇게 주민들과 꾸엥이파 흑곰들이 내려가며 조용해진 농장.

후웅.

갑자기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시원하네."

세준이 양팔을 벌리며 바람을 느낄 때

고오오오.

바람이 점점 거칠어지며 날뛰기 시작했다.

"크으으. 다 죽여주마!"

기절해 있는 동안 광증이 심해진 크윈이 폭주한 것.

음머!

쿠어어엉!

꾸엥!

물론 여기는 광증을 잠재워 줄 친절한 헬퍼들이 많았고

쾅!

퍽!

꾸엥!

바람은 빠르게 잠들었다.

그리고

끼히힛.낑!

[히힛. 위대한 까망이 님이 나설 때군!]

까망이가 쓰러진 크윈을 향해 박치기를 했다.

488화. 얘네 원래 별이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