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장. 선물을 가져오다
장 이낭은 진형을 존경했지만, 한편으론 두려워하기도 했다. 다급히 바느질거리를 내려놓은 그녀가 옷자락을 탁탁 턴 후, 바삐 대청 문으로 걸어 나갔다.
그녀가 웃음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보니, 두 사람은 이미 그녀의 눈앞까지 와 있었다.
장 이낭은 황급히 몸을 숙이고 예를 올렸다. 그런데 진운서가 얼른 앞으로 다가와 그녀를 가로막았다.
“아버지께서 아직 식사를 하지 않으셨네. 이낭 처소의 주방에 먹을 것이 좀 있는가?”
장 이낭의 눈빛에 의혹이 깃들었다.
‘벌써 시간이 늦어 해가 저물 때인데, 아직도 노야께서 식사를 하지 않으셨다고?’
하지만 그녀가 오늘 차려 먹은 식사는 무척 단출했다. 만약 노야께서 오실 것을 알았다면 단단히 준비해 두었을 것이다.
“아, 두 분은 잠시만 들어가 계세요. 제가 아궁이를 좀 보고 올게요.”
진운서는 은방울처럼 맑은 목소리로 웃으며, 양손으로 진형과 장 이낭의 등을 떠밀었다.
진형은 딸의 뜻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그도 오랫동안 장 이낭을 찾지 않던 참이었다.
두 사람이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본 진운서가 곧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어멈을 시켜 운원으로 가서 류의를 불러 식재료를 가져오게 하라고 분부했다.
이곳에는 변변찮은 식재료가 없었다. 하지만 운원에는 갖가지 재료가 모두 있으니, 그녀는 잘 준비해서 한 상 가득 차려낼 생각이었다.
이 기회를 틈타 숙수에게 몇 가지 음식을 배운 다음, 소근언이 공을 세우고 돌아오면 그를 위해 무언가 색다른 것을 준비해 줄 생각이었다.
그 옛날 배나무 아래 우뚝 서 있던 사내를 떠올리며, 진운서는 눈동자를 반짝이며 입꼬리를 올렸다.
소근언은 아마 모를 것이다. 도성에서 누군가가 그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혹시 근언도 나를 생각한 적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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