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2화
사활(死活): 당소의 명운
“폐하…….”
천성제가 얼굴에 미소를 거두고 아무렇지 않은 듯한 모습으로 입을 열었다.
“짐이 경험해보니 부지대사는 역시 고인이 틀림없었네. 그만 들어가 보게.”
“네, 폐하.”
당희는 본래 천성제와 함께 왔던지라 가만히 있었고, 당소만이 남은 이들을 이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이윽고 부지대사가 합장으로 인사를 하곤 입을 열었다.
“공덕련으로 부탁할 수 있는 것은 한 가지입니다. 누가 오시겠습니까?”
당소가 명미를 보곤 한 발 앞으로 나섰다.
“대사, 당소입니다.”
부지대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분들께선 옆방에서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다른 이들이 모두 물러갔다. 부지대사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당소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자 당소의 얼굴에 의아함이 서렸다.
“대사, 어찌 그리 보십니까?”
부지대사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당소 공자, 소승은 이미 오래전, 더는 국가의 대사에 끼어들지 않겠다고 맹세했습니다. 공자가 원하는 것은 공자의 사적인 일이십니까?”
당소는 입을 열기도 전에 질문을 할 수 없게 되자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럼 대사께 제 명운이나 봐 달라 부탁을 드려야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부지대사가 점괘통을 꺼내왔다. 당소는 점괘통을 흔들며 한편으로는 딴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부지대사가 국가의 대사에 끼어들지 않겠다면 황제 역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 것인가? 허나 황제의 기분은 그리 나빠 보이지 않았는데? 설마, 지난 수년간 황제가 감정을 그만큼 자유롭게 숨길 수 있게 된 것인가?’
그는 딴 생각을 하며 점괘통을 뒤집고는 계속 자신의 생각을 이어갔다. 그러다 당소는 뭔가 이상한 기분에 고개를 들었다. 부지대사가 미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대사?”
“당소 공자께선 무엇을 알고 싶으십니까?”
부지대사가 물었다.
“아무거나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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