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3화
상인(相認): 생사확인
그렇게 명미는 당당하게 다복이를 데리고 갔다. 두 사람은 사미승을 따라 얼마를 걸어 여시주를 위해 준비된 측간으로 들어갔다. 사미승이 가자마자 다복이가 명미의 손부터 덥석 붙잡았다. 그러고는 다복이가 울음을 참으며 말했다.
“드디어 찾았네요, 아가씨!”
명미가 애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게 말했다.
“고생이 많았어.”
“아니에요! 고생은요…….”
다복이가 눈물을 닦고는 얼른 물었다.
“아가씨, 괜찮으신 거예요? 그동안 고생은 안 하셨어요? 죄송해요, 저희도 한참을 애쓰고서야 간신히 아가씨의 소식을 얻는 바람에…….”
“나를 봐. 고생한 것 같아?”
명미가 웃으며 그녀의 얼굴에 눈물을 닦아주었다.
“하지만 좀 마르신 것 같은데…….”
“물이 안 맞잖아.”
“얼굴색도 그렇게 좋으신 것 같지 않고요.”
“다 걱정이 많아서 그랬던 거지. 그래도 다들 와줘서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그렇지?”
“네.”
다복이는 무척이나 달래기가 쉬운 사람이라, 명미의 몇 마디 말에 금방 기분이 나아졌다. 이내 다복은 연신 명미를 붙들고 묻기 시작했다.
“아가씨, 근데 이게 다 어떻게 되신 거예요? 아가씨께서 어떻게 당씨 가문에 계세요? 당씨 가문이 아가씨한테 해코지라도 한 것은 아니죠?”
“너야말로 어떻게 된 거야? 어쩌다 황제 옆에 있게 됐어? 아까 보고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그게…….”
두 사람은 시간이 급한 만큼, 간단하게 두 사람이 겪었던 일들을 서로 나누었다. 이야기를 마친 다복이가 희희낙락하며 말했다.
“이제 아가씨를 찾았으니 드디어 북제로 돌아갈 수 있겠어요! 아가씨, 그럼 저희 언제 떠나면 될까요?”
그러나 명미는 대답이 없었다.
“……아가씨?”
“급할 것 없어.”
마침내 명미가 부드럽게 말했다.
“내가 아직 여기에서 해야 할 일이 많아.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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