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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7화. 탁수회(擢秀會) (2)

997화. 탁수회(擢秀會) (2)

규수들의 말을 들은 교약란은 참지 못하고 소비가 자리한 서안 앞으로 걸어가, 그녀가 그린 백수도를 쳐다봤다.

이때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아흔아홉 개의 ‘수(壽)’ 중에 제일 자주 볼 수 있는 정자체가 단 한 글자도 없다는 걸 알아보았다. 소비가 쓴 ‘수(壽)’자들은 한 글자로 연결되어 커다란 정자체의 ‘수(壽)’자가 되었다.

소비의 백수도는 백 개의 ‘수(壽)’자도 다 채우고, 서체 하나도 중복된 것이 없었다. 이는 확실히 교약란이 완성한 백수도보다 더 많은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소비의 백수도는 마치 백 개의 바늘이 되어 교약란의 눈을 찌르는 것 같았다.

소비가 진짜로 백수도를 완성했다. 그것도 그녀보다 훨씬 더 멋지게.

교약란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녀는 원래 이번 시합에서 완벽하게 이겨 체면을 다시 세우리라고 다짐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이런 결과를 맞이하고야 말았다.

‘소비 저게 진짜로 이 짧은 시간 동안 백수도를 완성할 줄이야……. 아무래도 오늘 내 운수가 좋지 않나 보구나. 소비 저것은 분명 최근에 백수도를 완성한 적이 있었을 거야. 그러니까 이렇게 평소와 달리 대담하게 나서서 내 도전에 응했겠지. 그래, 분명 그랬을 거야!’

교약란의 눈이 음흉한 빛으로 번뜩였다. 이때 소비도 교약란을 쳐다봤고, 두 여인의 눈동자가 마주쳤다.

주위에 있던 규수들은 두 사람 사이에서 사방으로 튀는 불똥이 보이는 것만 같았다.

이내 소비가 담담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란이 언니, 백수도를 완성하기는 했지만 전 아무래도 좀 마음에 들지 않네요. 아니면 우리 계속해서 더 만들어 볼까요?”

소비는 흘러가는 구름처럼 여유롭게 말했지만, 사실은 이 말을 통해 명백하게 교약란을 도발하고 있었다.

교약란도 소비가 먼저 이렇게 도발하는 모습에 조금 의아했다. 하지만 계속 글씨를 쓰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순간 교약란의 눈에 망설이는 기색이 깃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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