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4화. 까발리다 (3)
자신을 쳐다보는 황제의 눈빛에 점점 의문이 담기자, 백모소는 결국 마음속 불안을 억누르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후야, 무슨 뜻이십니까?”
관어백이 입가에 미묘한 미소를 걸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아니면 내가 다시 문제를 내보지. 백 소저, 해 보겠는가?”
‘알고 있어! 저자가 진짜로 알고 있다고!’
백모소는 순간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순식간에 머리가 텅 비고 말았다.
‘그랬구나. 이 일은 우연히 시적 감흥이 돌아 시작된 게 아니라, 저자가 일부러 이런 자리를 만든 거구나…….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그동안 내가 지었던 시와 사엔 조금도 문제가 없었는데, 저자가 어떻게 알게 된 거냐고!’
어느새 백모소의 등에선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관어백의 앞에 서니 백모소는 자신이 꼭 우스꽝스러운 화척(*禾尺: 광대의 다른 말)이 된 것 같았다.
관어백은 백모소의 모든 걸 다 쉽게 꿰뚫어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심지어 그녀의 영혼까지도 말이다.
백모소는 침착 하려고 애썼지만, 창백하게 질린 작은 얼굴과 혼란이 담긴 탁한 눈빛은 이미 그녀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황제는 계속 백모소를 쳐다보고 있었다. 이제야 확실해졌다. 이 대담한 민녀가 감히 황제인 자신을 기만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었다.
모두들 말없이 서로의 얼굴만 쳐다봤고, 관어백은 다시 문제를 내려 했다.
하지만 백모소는 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심지어 그녀는 격렬하게 반응을 했는데, 그 모습을 보니 확실히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보였다.
한능부조차 이제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당황스러워 어찌할 바를 모르는 백모소의 눈빛을 보자, 한능부의 머릿속에 또다시 의문이 떠올랐다. 한능부도 더 이상 스스로를 속일 수 없었다. 확실히 소아는 뭔가 이상했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 소아는 내 여인이다. 그런데 만인이 눈을 부릅뜨고 주시하는 상황에서 망신을 당한다면, 나까지 망신당할 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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