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4화. 날 믿어 (1)
잠시 후, 장비가 대성통곡하며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 두 눈이 새빨갛게 부은 장비는 머리마저 흐트러져 있었다. 이내 황제에게 예를 표하지도 않은 장비는 바로 황제의 발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울부짖듯 말했다.
“폐하! 제발 우리 능부를 구해 주십시오!”
장비의 배꽃처럼 아름다운 얼굴 위로 눈물이 마구 흘러내렸다. 만약 황제의 기분이 좋았다면 그는 아마 장비의 모습에 가슴 아파하며 그녀를 달래 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황제의 눈에는 장비가 너무 체통 없이 구는 것으로만 보일 뿐이었다.
‘비록 비로 강등되긴 했으나, 한때 귀비의 자리까지 올랐던 여인이 지금은 이렇게 여염집의 아낙처럼 굴다니.’
황제는 불쾌한 감정을 목소리에 담아 말했다.
“대체 뭣 땜에 그러느냐?”
장비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고 훌쩍이며 말했다.
“폐하, 오늘 능부가 장적 성왕을 모시고 동쪽 교외에 있는 취미산에 나들이를 갔사옵니다. 그런데 신첩이 방금 유랑민들이 폭동을 일으켰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만약 우리 능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찌합니까!”
황제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순간 그는 3황자와 소혁에게 성왕을 데리고 여기저기 구경시켜 주라고 명했던 게 생각이 났다.
“장비.”
황후가 옆에서 입을 열었다.
“3황자와 성왕이 함께 외출했다니, 혹 다른 이들도 있었는가?”
장비가 잠시 기억을 떠올려보고 말했다.
“오늘 아침 능부가 진남왕부의 소 세자와 제왕부의 군이, 그리고 정국 장군부의 막씨 첫째 자제와 함께 간다고 했었습니다. 그 외엔 누가 더 있는지는 신첩도 확실하게 알고 있지 않사옵니다…….”
황제의 얼굴이 더 일그러졌다. 한능부는 자신의 핏줄이었으니, 어떻게든 지켜내야 했다. 하지만 한능부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도 하나같이 중요한 이들이었다.
만일 장적 성왕에게 무슨 변고라도 생긴다면, 십 몇 년 만에 겨우 가라앉은 두 나라의 전쟁이 재차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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