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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화. 날 믿어 (2)



175화. 날 믿어 (2)

그렇게 잠시 침묵이 맴돌자, 소혁이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한마디 더했다.

“난 오히려 현주의 의견이 좋다고 생각하오. 여기서 가만히 앉아 죽음을 기다리느니, 차라리 먼저 나가 공격하는 게 낫소.”

그렇게 말한 그가 한능부를 보고 눈꼬리를 살짝 휘며 말했다.

“3황자 전하께서는 무예 실력이 출중하시어, 올해 봄 사냥대회에서도 폐하께 여러 번 포상을 받지 않았습니까? 황자 전하께서 절대 우리가 비적에게 당하지 않도록 보호해 주실 게 틀림없소.”

이곳을 벗어날 수 있다는데, 누가 계속 이 화청에 남아 가만히 비적들의 먹이가 되고 싶겠는가?

그 순간, 모든 규수들의 시선이 모두 다 한능부에게 쏟아졌다. 마치 그가 자신들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생각하는 눈초리였다.

남궁월은 입꼬리를 끌어올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속으로는 소혁이 한능부를 빼도 박도 못하게 만들어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한능부만 나서준다면, 다른 이들을 설득할 필요가 없었다.

한능부는 마음이 초조해졌다. 이럴 줄 알았다면 성왕을 데리고 취미산에 오는 게 아니었다. 안 그래도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벗어나야 하나 속이 타들어 가는 중이었는데, 갑자기 생각지도 못하게 소혁이 화제를 자신에게 돌려 버렸다.

이리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얼마나 창피한 일이 되겠는가?

게다가 요광 현주의 의견도 틀리지 않았다. 지금도 이렇게 화청에 계속 틀어박힌 채 바깥 상황은 하인의 입을 통해 듣고 있었고, 전체적인 상황을 모르니 한능부는 사실 좀 불안한 상태였다.

거기까지 생각한 한능부가 드디어 마음을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곳에 있는 모두에게 자신만만한 소리로 말했다.

“그렇다. 본 황자가 있는 한 그대들은 모두 무사할 것이다!”

한능부가 이렇게 말한 건, 남궁월의 말대로 하자고 정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남궁월의 예상대로 역시 아무도 그의 결정에 반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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