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4화. 교화
두 사람은 빠른 걸음으로 탕화를 팔고 있는 노점 앞으로 걸어갔다.
노점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네 살에서 아홉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들 무리가 탕화 노점을 빙 둘러싸고 침을 흘리면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석처럼 빛내고 있었다.
대나무 대에 꽂혀 있는 탕화들은 모양도 화려하고 다양했다.
노점 주인은 호박색 당액으로 생동감이 느껴지는 도안을 그리고 있었다. 십이지 동물부터 새와 짐승, 과일과 꽃과 풀까지, 반투명한 탕화들이 햇살 아래서 유혹적인 광택을 내면서 빛나고 있었다.
노점 주인은 단번에 복잡한 꽃무늬가 들어간 나비를 그려냈다. 남궁월은 구경하고 있던 아이들이 침을 꼴깍 삼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웃음을 흘렸다.
‘하긴, 탕화를 싫어하는 아이가 얼마나 있겠어.’
남궁월이 즐거워하면서 구경하는 걸 본 소혁은 갑자기 마음이 동해 그 노점 주인 옆으로 가서 남량어로 한마디 한 후, 은 조각 하나를 건넸다.
그 모습에 그녀는 소혁이 자신을 위해 탕화를 사 준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녀의 생각과 달리 빼빼 마른 중년 노점 주인은 소혁이 건넨 은 조각을 들고 좋아하며 자리를 비켜주었다. 소혁은 가판대 뒤에 앉아 작은 국자를 들어 걸쭉한 당액을 한 술 떴다.
직접 탕화를 그리려는 게 확실했다.
아이들도 뜻밖의 상황에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하면서 무척 신이 났다. 이렇게나 예쁘게 생긴 형, 또는 오라버니가 어떤 그림을 그릴지 몹시 궁금했다.
소혁은 잠시 생각을 한 다음 들고 있던 작은 국자를 움직여 석판 위에서 빙글빙글 돌리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실처럼 길게 이어지는 당액이 공중에서 흩날리면서 실물처럼 생생한 독수리의 윤곽을 만들어 갔다. 그다음 세세한 깃털을 그릴 때는 소혁의 손이 느릿느릿 움직였다.
아이들은 금방 그 그림이 독수리라는 걸 알아보고 감탄했다.
“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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