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3화. 함께 죽다 (2)
관어백이 견지를 보고 있을 때, 소혁은 옆에서 소회에게 고기 건포를 먹여 주고 있었다.
처음에는 소회의 부리에 갖다주면서 잘 먹이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못된 심보가 생겨서 소혁은 이따금씩 건포를 위로 던졌다가 아래로 던지는 등 끝없이 소회를 놀렸다.
사람과 독수리가 한창 흥이 나서 놀고 있는 모습에, 나뭇가지에 앉아 있던 한우가 가만히 있지 못하고 날아와 소혁이 소회에게 던져 주는 건포를 뺏어서 받아먹으려고 했다.
견지를 내려놓은 관어백의 시야에 마침 그 광경이 들어왔다. 관어백의 부드러운 눈망울에 자연스레 웃음기가 돌았다.
관어백이 서신을 잘 접고 덤덤하게 말했다.
“우리의 폐하께서는 의심도 경계심도 많으신 분이야. 이번에 남궁 대인의 주청을 거절하시긴 했지만, 조회가 끝난 뒤에는 또 후회하셨겠지.”
“그러니까!”
소혁이 또다시 정자 밖으로 두 육포 두 개를 휙 던져 주자, 두 독수리가 밖으로 날아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소혁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월의 백부님께서 몇 번 더 상주서를 올리시면, 폐하도 만류하고 또 만류하면서 체면을 세우시겠지. 그러다가 체면이 좀 세워지면 그때는 자연히 놓아주실 거야.”
전 황조에서 남궁가는 명성이 자자했던 세가였으며, 사림 안에서도 지위가 있었다. 그 당시의 황제도 남궁가를 기탄해 예외적으로 남궁진에게 벼슬자리를 주어 조정 관리가 되라 명했었다.
그래서 남궁진이 아무런 이유 없이 고향에 돌아간다는 말을 꺼낸다 해도, 황제가 순순히 놓아 줄 리 없었다. 오히려 의심만 더 들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앞에서는 부정행위 사건이 발생했고, 뒤에서는 진남왕부가 위협을 하고 있으니, 황제도 더 이상 그들을 조당에 남게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저번에 관어백이 말한 대로 계획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춘시는 춘시로 끝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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