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2화. 함께 죽다 (1)
금의위의 호송을 받으면서 한능관은 재차 어서방에 도착해 황제의 어안 앞에 섰다.
이때도 한능관은 처음부터 강경하게 부인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각종 명확한 증거들이 눈앞에 나타나자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였다.
한능관은 모든 죄명을 소씨 가문에 떠넘기고 싶었지만, 황제의 반응을 보니 자신의 말을 믿어 주지 않을 것 같았다.
그는 황제의 성격을 잘 알았다.
‘그래. 아바마마를 노하게 하느니, 차라리…….’
한능관이 어금니를 악물고 고개를 숙이며 자신을 낮추고 말했다.
“아바마마, 소자가 죄를 지었습니다.”
이 한 마디로 그의 죄명이 확정되었다.
황제는 옆에 놓여 있던 먹을 들어 곧장 그를 향해 던져 버렸다.
한능관은 고개를 들고 다시 말을 꺼내려고 했는데, 때마침 그의 이마에 먹이 툭 떨어졌다. 탁, 탁, 하는 소리가 연이어 울림과 동시에 먹이 대리석 바닥에 굴러떨어졌다.
한능관의 하얀 이마 위에는 까만 먹의 흔적과 길게 그어진 붉은 상처가 생겨 다른 이의 눈을 자극했다.
한능관은 아픔을 참으면서 다시 말을 꺼냈다.
“아바마마, 소자가 잘못했습니다. 그리고 셋째 역시 죄를 지었습니다. 이번 일은 셋째가 혼자 짜놓고 벌인 일입니다. 소자는 그저 그 일에 가담한 공모자일 뿐입니다…….”
한능관도 진짜 주범을 가만두지 않을 작정이었다.
‘같이 죽을지언정, 무슨 수를 써서라도 끝까지 붙잡고 놓아주지 않을 테다!’
격노한 황제는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가슴이 너무 아프고, 눈앞의 아들을 보니 못내 실망스러웠다. 둘째 아들이 주모자든 공모자든, 어쨌거나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지은 건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둘째 아들은 다른 사람도 끌어들이려는 것 같았다.
‘이번 일이 셋째와도 관련이 있을까?’
어두워진 얼굴로 생각하던 황제가 한마디 했다.
“증거가 있느냐?”
한능관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심장이 저 깊은 협곡 밑바닥까지 떨어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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